"의혹은 무난히 해명…검찰 불신도 느껴"

한상대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 4일 검찰은 대검찰청의 고위간부부터 일선 지방검찰청 검사까지 청문회 소식에 귀를 기울이며 온종일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위장전입을 비롯해 한 내정자의 약점과 각종 의혹을 날카롭게 파고들면서 검사들 사이에서는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하지만 한 내정자가 오후 회의가 속개된 이후에도 큰 실수 없이 비교적 무난한 답변으로 제기된 의혹을 하나 둘 해명해 나가면서 다소 안도하는 듯한 분위기가 확산됐다.

대검찰청의 한 간부는 "돌발 변수 없이 예상했던 대로 내정자가 무난하게 의혹들을 해명한 것 같아 다행스럽다"는 관전평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2년 전 검찰총장에 내정됐던 천성관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해 낙마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행여 청문회에서 예측하지 못한 악재가 불거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았다.

한 내정자는 청문회에 앞서 자녀 진학 문제로 두 차례 위장전입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병역면제, 제주도 오피스텔과 서울 행당동 대지 다운계약, SK텔레콤 법인차량 무상사용, 석사논문 표절, 비상장주식 불법거래, 시내 유명 백화점 VIP회원 등 크고 작은 의혹에 시달렸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그동안 제기됐던 의혹을 위원들이 거듭 추궁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고, 폭발력 있는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지는 않았다.

한 내정자는 컨설팅사를 통해 `리허설'까지 한 데 대해 일부 위원의 질책을 받기도 했지만 철저히 준비한 덕분인지 실수없이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2년 전 청문회는 사실 여러 가지 문제들이 불거져 불안했는데 이번에는 의혹을 해명하는 충분한 근거를 제시해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며 "청문위원들은 언론에 나온 문제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질문을 하고 내정자는 차트까지 준비해 명쾌하게 답변, 위원들도 대체로 수긍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이 한 내정자의 신상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거론한 데 반해 여당 의원들은 대검찰청의 저축은행 국정조사 증언거부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저축은행 비리사건 수사 성과, 검.경 수사관 조정 논란에 이은 김준규 전 검찰총장의 사퇴 강행 등 최근 검찰 현안에 대해 추궁하기도 했다.

아울러 실추된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과 지역편중 인사 논란 불식, 검찰의 정치적 중립 유지방안에 대한 주문도 있었다.

일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청문회에서 국민과 정치권의 깊은 검찰 불신을 재확인한 데 대해 유감스러워하는 반응도 나왔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검찰의 위기나 불신에 대한 언급이 계속해서 나오고 검찰 개혁을 주문하는 얘기가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국민이 검찰을 바라보는 시각을 느낄 수 있었다"며 "깊은 불신을 타개하기 위해 검찰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송진원 기자 abullapia@yna.co.kr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