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사야할지 모르겠어요. "

부모님댁 TV를 바꿔드리려고 전자제품 대리점을 방문했던 주부 김은지 씨(35)는 24일 한참을 둘러보다 발길을 돌렸다. LED(발광다이오드) TV에서 3D(3차원) TV,스마트 TV까지 종류가 너무 많은데다 가격도 100만원을 훌쩍 뛰어넘어 선뜻 결정하기가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김씨는 "3D TV도 삼성전자LG전자가 서로 자사 기술이 최고라고 하는데 어떤 제품이 좋은지 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고 가격도 내려가길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LG전자,LG디스플레이 등 TV 업체와 LCD(액정표시장치) 업체들의 실적부진이 '자업자득'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년 전부터 TV 업체들이 경기침체를 넘어서기 위해 새로운 기능을 부가한 다양한 프리미엄 TV를 쏟아내기 시작했지만,소비자들이 혼란만 느낄 뿐 선뜻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LED TV는 일반 LCD TV에 쓰이는 광원을 고가의 LED로 바꾼 것임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은 '새로운 프리미엄 TV'로 소개하면서 가격을 높였다. 소비자 반응은 냉랭해 전체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편이다.

올 들어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고가의 3D TV를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기술논쟁을 벌였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스마트 TV의 부진에 대해 "인터넷 TV나 태블릿PC에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는 것과 별 차이가 없는데 소비자들에게 그렇게 비쌀 필요가 있느냐는 의아심과 함께 실망감 및 혼란을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