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협상 최종결렬"..사측 "진정성 우려"

사측의 성과급제 도입에 반대해 파업을 벌이는 SC제일은행 노조가 영국 본사 방문투쟁을 선언했다.

노사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는 분위기다.

SC제일은행 노조는 이날 오후 종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런던에 있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본사를 방문해 원정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23일 런던으로 출국해 영국노총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SC제일은행 파업의 정당성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피터 샌즈 스탠다드차타드그룹 회장과의 면담도 요청해 놓은 상태다.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20일 사측과의 협상이 최종 결렬돼 더 이상 노조가 먼저 교섭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무기한 파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숙식비 등의 해결을 위해 파업성금을 추가로 걷고 금융노조의 지원을 받기로 했다.

노사 양측은 20일 대표자 교섭을 벌였으나 상설 명예퇴직제도와 후선발령제도 등을 둘러싸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대해 리처드 힐 은행장은 이날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협의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노조를 비판했다.

힐 은행장은 노조의 영국 방문에 대해 "노조 측에서 상황이 여의치 않자 국제적 이슈로 만들려는 것 같다"며 "정치화 의도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임단협에서 논쟁이 되는 것은 뺐는데 (노조가) 그조차 듣지 않는다"며 "노조가 협상 의지가 있는지 진정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날 파업이 26일째로 접어들면서 은행권 최장기 파업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는 SC제일은행 파업은 노사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장기화의 길을 걸을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