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들은 나이가 들어도 은퇴하지 않는다. 만 50세가 되면 시니어투어에 합류한다. 시니어투어는 미국에서 챔피언스투어,유럽에서는 유러피언시니어투어라고 부른다. 국내와 일본에서도 시니어투어가 열리고 있다.
시니어투어에도 메이저대회가 있다. 메이저대회는 4개가 아니라 5개다. 틀이 잡힌 것은 1980년부터다. 가장 역사가 오랜 시니어 대회는 시니어PGA챔피언십으로 1937년부터 열렸다. 1980년 US시니어오픈 창설과 함께 시니어PGA챔피언십 등 2개 대회를 메이저로 만들었다.

이어 시니어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1983년 창설돼 메이저대회로 열렸고 '더 트레디션'이 1989년 메이저대회에 추가됐다. 가장 늦게 메이저가 된 대회는 영국에서 열리는 시니어오픈챔피언십이다. 이 대회는 1987년부터 열렸으나 2003년에 메이저대회로 승격됐다.

오는 21일(한국시간)부터 제25회 시니어오픈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이 나흘간 영국 남동부 서리의 월튼히스CC(파72 · 7394야드)에서 열린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톰 왓슨(62)이다. 지난주 브리티시오픈에서 합계 6오버파 286타로 공동 22위의 성적을 거둔 왓슨은 경기를 마치자마자 인근에서 열리는 대회장으로 건너왔다.

브리티시오픈 5승에 빛나는 왓슨은 시니어오픈챔피언십에서도 3승을 거뒀다. 왓슨은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은 침착함과 관록을 내세워 올 시즌 시니어투어 상금랭킹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메이저대회인 시니어PGA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는 김종덕(50)이 한국인 최초로 해외 시니어 메이저대회에 출전한다. 일본 투어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선수는 예선전 면제 혜택을 받는데 일본에서 4승을 거둔 김종덕은 초청 케이스로 출전권을 획득했다. 현지시간으로 월요일 저녁 대회장에 도착한 김종덕은 화요일 18홀 연습 라운드를 했다.

김종덕은 지난달 만 50세가 돼 시니어투어에서 뛸 자격을 갖췄다. 그는 최경주와 양용은이 일본프로골프투어에 오기 전 진출해 이들의 일본 정착에 도움을 주는 등 '맏형' 노릇을 했다. 2009년부터 1년간 스트레스성 위염으로 고생하며 골프채를 놨으나 지난해 겨울 회복한 뒤 꾸준히 체력을 길러왔다.

최근 전성기 시절처럼 드라이버샷 거리가 280~290야드에 달하는 등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어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시니어투어에서도 한국인들이 이름을 날릴 수 있도록 길을 닦아놓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챔피언은 독일의 베른하르트 랑거였다. 우승상금은 31만5600달러(3억3000만원).닉 프라이스, 톰 카이트, 톰 레이먼 등 살아있는 '골프의 전설'들이 대거 출전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