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다음달부터 '외환(FX) 마진거래'의 최대 주문금액을 '증거금의 25배'로 제한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9일 보도했다. 현행 주문한도(50배)의 절반 수준이다.

'와타나베 부인'으로 통칭되는 개인 외환투자자들의 과도한 투자열기를 식히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일본 정부는 작년부터 FX 마진거래의 증거금 비율을 단계적으로 낮추고 있다. 한때 증거금의 500~600배에 달하는 투기적인 주문이 이뤄지는 등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작년에는 주문한도가 '증거금의 50배'로 낮아졌고, 올해 다시 그 절반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로 엔화 가치의 지나친 상승을 완화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엔화 환율이 급변하면 '와타나베 부인들'로부터 '로스컷(loss cut · 손절매)' 주문이 터져나와 환율 변동폭이 더욱 확대되는 현상이 빈발했다.

지난 13일의 외환거래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날 새벽 미국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가 아일랜드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수준으로 강등하자 엔화로 매수세가 몰리기 시작했다. 유로화와 달러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외환당국의 노력 등으로 엔화 가치는 달러당 80엔 선 안팎을 유지했지만 오전 6시를 지나면서 갑자기 78엔대로 급등했다. 엔화 약세 쪽에 베팅했던 와타나베 부인들이 손실 규모가 커지자 한꺼번에 '로스컷' 주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이런 손절매 물량을 노리고 엔화 매수에 나선 투기 세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외환시장 관계자는 "베팅 한도가 줄어들면 단기간에 대규모로 손절매 물량이 나오는 경우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대적으로 예전에 비해 손실금액이 줄어들어 무턱대고 매도 주문을 내는 사례가 적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