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서 사용하고 있는 교통카드시스템이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 도입된다. 보고타는 서울시가 2004년 중앙버스전용차로제도를 도입할 때 벤치마킹했던 도시다. 7년 만에 국내 대중교통시스템을 역수출하는 셈이다. 구축이 끝나는 2015년부터는 보고타 시민들도 서울 시민과 동일한 교통카드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

◆3억달러 규모 교통카드시스템

LG CNS는 콜롬비아 보고타의 트랜스밀레니오(교통공사)가 발주한 대중교통 요금자동징수(AFC)와 버스운행관리시스템(BMS) 구축 및 운영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

내달까지 정식 계약이 마무리되면 1년6개월에 걸쳐 보고타 시내를 운행하는 1만2000여대 버스와 버스전용차로(BRT) 내 정거장 40여곳에 AFC와 BMS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어 2015년까지 보고타에서 운행하는 모든 버스와 BRT 정거장을 통합한다.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보고타 시민들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교통카드를 이용해 편리하게 환승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은 시스템 구축과 통합,운영 등 정보기술(IT) 서비스 분야에서만 총 3억달러 규모다. LG CNS 측은 창사 이래 단일 사업으로는 가장 액수가 크다고 설명했다. 사업에 부가적으로 따라가는 버스 및 정거장 교통카드 단말기,충전기 등을 국산 장비 중심으로 구성해 국내 중소 IT 장비업체의 해외 진출을 돕기로 했다. LG CNS 관계자는 "현재 몇몇 장비업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중소업체와 동반성장하는 계기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청회 TV 생중계

보고타 교통카드시스템 사업에는 LG CNS를 비롯해 스페인의 글로벌 IT 서비스업체인 인드라 컨소시엄과 현지업체 등 총 4개 사업자가 뛰어들었다. LG CNS는 서울과 뉴질랜드,말레이시아 등에 교통카드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한 경험에서 큰 점수를 받았다. 유인상 스마트교통사업단 단장은 "서울 등 대도시에서 사업을 진행한 경험을 통해 다른 업체들보다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던 것이 수주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콜롬비아 내에서도 이번 사업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는 후문이다. 최종 평가를 위한 공청회는 공정하게 사업자를 뽑기 위해 지난 16일(한국시간) 오전 4시부터 6시간 동안 보고타의 지상파 TV로 생중계됐다. 발주 기관인 트랜스밀레니오는 입찰 공고부터 기술 및 가격 심사까지 전 과정을 공개했다.

LG CNS는 이번 수주를 바탕으로 교통카드시스템 수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현재 10%대인 해외 매출을 2020년에는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유 단장은 "현재 러시아 모스크바를 비롯해 4개 이상 도시와 교통카드시스템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