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국가 채무 관련 불확실성이 재차 불거지면서 외국인이 연일 '팔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당분간 대외 불안요인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고려하면 국내 수급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19일 오전 11시6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73포인트(0.13%) 내린 2127.75를 기록 중이다. 미국과 유럽 관련 우려가 커지면서 약세로 장을 출발한 지수는 장중 등락을 거듭하는 등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유럽과 미국 관련 대외변수가 안정화되지 않은 만큼 관련된 문제들이 이후에도 불거지면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단기 관점에선 외국인의 적극적인 '사자' 전환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탈리아,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18일(현지시간) 6%를 넘는 등 불안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외국인 순유입 전환을 자극할 만한 호재가 없어 당분간 흘러가는 듯 매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반복되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 문제와 질질 끌고 있는 미국 부채 상한 증액 문제는 이번주에도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를 억누르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두 가지 이슈 해소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기 전에는 외국인이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당분간 외국인보다 국내 수급 동향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유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수급의 무게가 외부보다는 내부에 실릴 가능성이 높다"며 "연기금과 투신 등 기관과 개인 매매 기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5거래일간 외국인이 975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는 동안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6629억원, 524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아울러 장기 투자자라면 기관 중에서도 조정장 안전판 역할을 맡는 연기금 매수 추이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연기금은 최근 5거래일간 연일 '사자' 기조를 이어가 2880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 기간 연기금 매수세는 주로 대형주 위주로 매기가 집중됐다. 업종별로는 서비스(902억원) 운수장비(621억원) 화학(571억원) 기계(509억원) 유통(452억원) 순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큰손'이 된 개인 동향에도 관심을 기울일 만 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기는 돈인 투자자 예탁금이 최고치를 돌파했고 자문형랩 매수세도 추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들이 많이 산 업종은 전기전자(7118억원), 통신(1729억원), 운송장비(1681억원), 전기가스(372억원), 화학(334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대외변수 불안과 함께 외국인 매도 기조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코스닥시장 및 중소형주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닷새째 상승해 이날 520선을 회복했다. 이달 들어 하루 만을 제외하고 전일 상승하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