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회 비상교육 대표 "게임은 12시까지 허용하는데 학원은 10시에 문 닫아야 하나"
"게임은 밤 12시에 셧다운하면서 학원은 10시에 문닫아야 합니다. 학원이 게임보다 해롭진 않을 텐데 말이죠.교육산업 종사자들을 사회악처럼 보는 일부 시각이 안타깝습니다. "

종합교육업체인 비상교육 양태회 대표(48 · 사진)는 최근 서울 가산동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공교육과 사교육을 이분법적으로 나눠 사교육을 무조건 나쁜 것처럼 몰아가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는 지난 6월 학원비와 불법교습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학원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또 정부가 2015년까지 모든 영역에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는 내용의 '스마트 교육 추진 전략'을 확정 · 발표하는 등 교육산업계에 굵직한 뉴스들이 잇따랐다.

양 대표는 "개선돼야 할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학원법 개정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다"며 "다만 아이들을 잘 가르치자는 의도는 공교육과 사교육이 다르지 않을 텐데 그걸 굳이 구분하고 차별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돈벌이만이 목적인 사교육업체는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 소비자들은 사명감과 진정성을 가진 업체를 선별할 능력이 있고,그 덕분에 진정성 있는 교육업체는 장수하고 있다"며 "비상교육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진정성을 잘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소개했다.

양 대표는 국어 강사로 이름을 날리던 1997년 비상교육(옛 비유와 상징)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이후 한끝국어,완자(완전자율학습) 등 1000만권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5종을 내놓으면서 출판업계의 강자로 떠올랐다. 2008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며 유치한 자금을 바탕으로 교과서,온라인 강의,오프라인 학원 등을 아우르는 종합교육업체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 970억원,영업이익 171억원을 올렸다.

양 대표는 향후 발전전략으로 종합교육콘텐츠사업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국내 교육산업은 학습지는 A업체,학원은 B업체 하는 식으로 채널별로 구분돼 있지만 앞으로는 재학생 감소와 채널 통합에 따라 '누가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는가'의 경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