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가 계열사인 네오위즈게임즈의 돈을 빼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가 잇따라 네오위즈와 대규모 유형자산 양수도 계약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19일 오전 11시 15분 현재 네오위즈게임즈의 주가는 전날보다 1100원(1.84%) 내린 5만8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네오위즈는 0.60% 오른 1만6800원을 나타내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전날 지주사인 네오위즈와 808억3000만원 규모의 분당 사옥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내용은 지주사가 보유하고있는 분당 사옥의 지분 80%를 인수하는 것이다.

제곱미터(㎡)당 매입 가격은 토지와 건물이 각각 679만원, 93만원으로 총 772만원 수준이다. 이는 2009년 네오위즈가 사들인 금액인 총 650억원 중 네오위즈게임즈의 지분 20%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인 520억원과 비교할 때 288억원 할증된 액수다.

네오위즈는 520억원에 산 유형자산을 2년새 약 55% 높은 가격에 자회사에 판 셈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3월 네오위즈와 다음 커뮤니케이션을 대상으로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800억원을 발행한 바 있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주사가 네오위즈게임즈에 대한 지분율을 늘리는 대신 토지 및 사옥을 승계한 것"이라며 "이번 사옥 매입과 관련해 단기적인 투자심리는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12월에도 보유하고 있던 네오위즈NHN에셋매니지먼트 지분 전량인 303만4460주를 583억7800만원에 네오위즈게임즈에 팔았다. 네오위즈NHN에셋매니지먼트는 판교 테크노밸리 신사옥 건설을 맡은 부동산 회사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번 분당 사옥도 그렇고 판교 신사옥도 지주사가 네오위즈게임즈에 막대한 현금을 회수한 꼴이 됐다"며 "매각대금이 앞으로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따라서 '현금 빼먹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네오위즈게임즈 관계자는 "이번 분당 사옥 지분 취득은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조치"라며 "가장 큰 목적은 계열사를 포함, 1500여명 이상의 수용인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지주사인 네오위즈가 취득한 자금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언급할 만한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분당 사옥 취득이 주가에는 부정적인 재료가 될 전망이다. 다만, 단기적인 악재에 그쳐 이후 중국 시장과 신사업 등을 통한 실적으로 재평가 받을 것이라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 연구원은 "네오위즈 그룹사 차원의 재원 마련이 우려와 같은 단순한 현금회수(cash raising)는 아닐 것"이라며 "게임-모바일-인터넷을 연계한 신사업 추진과 인수·합병(M&A) 재원으로 쓰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추측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