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금값이 16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미국 여야간 부채한도 증액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고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세계 경제의 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예상에 유가도 하락했다.

18일 오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금값은 지난 주말 종가보다 16.2달러(1.0%) 오른 온스당 1606.3달러를 기록해 1600달러선을 넘어섰다.

이로써 금값은 10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으며 1980년 1월 이후 31년래 최장기 랠리을 기록했다.

금뿐 아니라 은 가격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NYMEX에서 9월 인도분 은값은 15일 종가보다 3.6% 상승한 40.54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재정적자 및 채무한도 증액 협상이 아직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고,유럽의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도 커짐에 따라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 회복이 더디고 유럽 재정위기가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유로화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유가도 하락했다.

이날 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 종가보다 1.11달러(1.1%) 하락한 배럴당 96.1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유거래자문사 캐머런하노버는 보고서에서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아져 장기적으로는 유가의 상승세가 전망되지만 이는 글로벌 경기회복이 제대로 됐을 때를 가정한 것”이라며 “유가가 30달러 더 오르면 결코 경제가 회복될 수 없다”고 전망했다.또 “100달러선에서는 대부분 국가들이 수요가 가능한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강한 경기회복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은 현재 14조3000억달러인 미국의 국가채무 한도는 상향 최종시한인 다음 달 2일까지 이뤄져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의 디폴트와 국가 신용등급 강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피치는 이날도 시한까지 채무 한도가 증액되지 않으면 미국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편입할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피치 관계자는 “여전히 시한 내에 채무 한도 조정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합의에 실패하면 국가 신용 상태가 약화될 것이고 등급의 하향 조정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부정적 관찰대상에 편입되면 앞으로 3∼6개월 내에 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미국의 디폴트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때보다 더한 패닉을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EU)은 그리스 채무위기 해결을 위해 오는 21일 정상회의를 하기로 했으나 자금조달 방식과 조건을 두고 EU 금융당국과 각 정부 사이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합의 도출까지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일부 유럽 은행들이 지난주 발표된 유럽 은행 스트레스테스트 부실 지적을 받으면서 우려는 더욱 심화됐다.일부 전문가들은 테스트가 지나치게 관대했고 채무위기에 따른 손실분까지 테스트에서 반영됐으면 불합격할 은행들이 더 많았다고 지적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