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 요구 시위 확산…"사회변혁 요구로 확대"

칠레에서 공교육 강화를 요구하며 시작된 시위로 말미암아 정국이 갈수록 혼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교육개혁 주장이 사회변혁 요구로 확대되면서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정권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지난 5월부터 학생들이 주도해온 시위에 노동계 등 사회 각 부문이 가세하면서 피녜라 대통령 정부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칠레에서 수개월째 계속되는 시위 사태를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을 뒤흔든 '아랍의 봄'에 비유하면서 칠레 사회에 거대한 변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피녜라 대통령 정부의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교육개혁 시위에는 전국 30개 대학과 200여개 고등학교의 교수와 교사, 교직원, 학생, 학부모가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환경단체 회원, 구리 광산 노동자, 은퇴자, 보건업무 종사자들이 합류한 상태다.

세계 최대의 구리 생산업체인 국영회사 코델코(Codelco) 근로자들은 민영화 소문이 나도는 데 반발해 회사 설립 18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주 24시간 총파업을 벌였다.

피녜라 대통령이 전력난 해결을 내세워 남부 파타고니아의 자연보존지역에 5개의 대형 댐을 건설하려던 프로젝트는 환경단체 회원은 물론 일반 국민의 강력한 반대로 이행이 불투명해졌다.

은퇴자 연금제도 개혁과 공공보건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는 등 피녜라 대통령 정부에 대해 총체적인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피녜라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칠레 여론조사기관 아디마르크(Adimark)의 조사 결과 피녜라 대통령의 지난달 지지율은 31%였다.

이는 칠레의 첫 사회주의 대통령인 살바도르 아옌데(1970~1973년 집권)가 1970년 중 기록한 33% 이후 40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피녜라 대통령은 40억 달러의 기금 조성을 포함한 공교육 강화 방안을 제시하고 개각 의사를 밝히는 등 정국 수습안을 내놓고 있으나 시위가 사그라질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비정부기구(NGO)인 라티노바로메트로(Latinobarometro)의 마르타 라고스는 "칠레의 위기는 현 정부로부터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 전체에서 비롯되고 있다"면서 칠레 사회의 구조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국 혼란이 계속되고 피녜라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하면서 2013년 말 차기 대선에서 정권 교체 가능성이 벌써 거론되고 있다.

피녜라 대통령은 2009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 사이 시행된 대선 1차 투표와 결선투표에서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1973~1990년 집권) 실각 이후 20년간 집권해온 중도좌파 정당연합 콘세르타시온(Concertacion)의 후보를 물리치고 승리했으며, 지난해 3월 취임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