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져 유로화가 폭락하자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외화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유로화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와타나베 부인은 도쿄 외환시장 거래액의 약 30%를 차지하는 '큰손'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유로 · 엔 환율이 장중 111.68엔으로 올 3월18일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엔고)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 등으로 재정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불안이 유로화 매도세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외환(FX)마진거래에선 엔화를 팔아 유로화를 사는 투자자가 많았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날 도쿄금융거래소가 운영하는 FX마진거래시장인 '클릭365'의 매매 동향을 확인한 결과 엔 매도 · 유로 매입의 미결제 잔액 비율이 지난 11일 81.3%로 직전 거래일인 8일의 69.9%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고 전했다. 이는 올 1월10일(83.7%) 이후 6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지난주 유로 매도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던 와타나베 부인들이 유로가 급락하자 유로 대량 매입 포지션을 취하면서 엔 매도 · 유로 매입의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외환거래회사인 FX프라임 관계자는 "평소 112~113엔대를 기록했던 유로당 엔화 가치가 최근 111엔까지 오르자 와타나베 부인들이 유로를 내다팔 것으로 판단했으나 반대로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유로권의 재정위기가 불거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언젠가는 (재정위기 분위기가) 진정될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며 "다시 (유로가) 비싸지면 그때 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