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를 구사할 줄 모르는 인도 출신 뱅커가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 수장에 오를 전망이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10일 "도이체방크 감사회가 2013년 5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요제프 아커만 회장의 후임으로 '쌍두 경영체제'를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며 "인도 출신의 안슈 자인 기업 및 투자은행사업 부문장(48 · 사진)과 위르겐 피트셴 독일사업부문장(62)이 동시에 도이체방크를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클레멘스 뵈르지크 도이체방크 감사회 의장은 "내달 25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차기 도이체방크 경영진 구성과 관련된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이체방크는 당초 차기 총재로 악셀 베버 전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 총재를 영입하려 했으나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에 빼앗겼다. 이후 인도 자이푸르 출신으로 투자은행 부문에서 빼어난 실적을 거둔 자인 부문장과 독일 내 정 · 관계 네트워크 관리를 염두에 둔 피트셴 부문장의 공동 지도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자인 부문장은 도이체방크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를 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또 도이체방크의 올해 목표 순익 100억유로 중 3분의 2가량이 자인 부문장이 이끄는 기업 및 투자은행 사업부문에서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국의 금융전문 주간지 파이낸셜뉴스는 지난해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금융인으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차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머빈 킹 영국중앙은행 총재,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 등을 제치고 자인 부문장을 선정하기도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