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남편의 불륜현장을 추적하기 위해 남편의 차에 몰래 달아놓은 GPS는 사생활 침해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고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인터넷판이 10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에 사는 한 여성은 2007년 사설탐정 리처드 레너드에게 지역 경찰관인 남편 케네스 빌라노버가 외도를 하는지를 조사해달라고 의뢰했다.

그러나 사설탐정인 레너드는 남편 빌라노버의 추적에 번번이 실패하자 고객인 여성에게 남편의 차에 GPS 추적장치를 설치할 것을 권했다는 것.
이 여성은 남편의 차에 추적장치를 설치했으며 2주가 지나지 않아 빌라노버의 차가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의 집앞에 주차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빌라노버는 이와 관련해 부인과 레너드를 사생활침해로 고소했으나 뉴저지주 항소법원은 GPS가 공공도로에서의 움직임만을 추적하기 때문에 사생활 침해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기각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빌라노버가 추적장치로 인해 상당한, 그리고 영구적인 정신적 고통이 야기됐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한 의학적인 치료를 받은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이번 판결로 인해 사립탐정들이 GPS로 단순히 외도하는 배우자 뿐아니라 보험사기조사와 각종 뒷조사 등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포브스는 이와 관련해 지금까지 '영장없이 이루어진' 사법당국의 GPS추적에 대한 적법성과 관련된 판결이 지방법원마다 다르게 나오고 있어 내년으로 예상되는 연방 대법원의 최종 판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