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발생한 수백만t의 잔해가 태평양을 거쳐 미국 본토로 향해 오고 있어 환경문제가 우려된다고 미 실리콘밸리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뉴스가 5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일본 본토에서 바다로 쓸려 내려온 각종 가구에서부터 자동차부품 등에 이르는 각종 잔해들이 내년 봄께 하와이를 거쳐 2013년에서 2014년초 사이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주 등 미 서부해안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해양잔해를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해양학자 커티스 에베스마이어는 "도쿄 북부지역이 기본적으로 박살이 난 상태이기 때문에 조만간 소형 선박과 주택 등에서 나온 잔해들이나 플라스틱 병, 어린이들의 장난감까지 각종 쓰레기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에베스마이어는 "이들 잔해가 현재 매일 10마일(16㎞) 정도의 속도로 동진하고 있다"며 "이들 잔해는 바다상에 폭이 350마일(560㎞), 길이 1천300마일(2천92㎞)에 달하는 넓은 지역에 퍼져 있어 그 범위가 거의 캘리포니아주 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들 잔해는 지진 발생 후 한달 정도 일본에 주둔하는 제7함대 보고와 각종 잔해들에 대한 사진판독,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인공위성 등으로 추적이 가능했으나 4월14일 이후 NOAA의 인공위성 등에서 더 이상 탐지되지 않고 사라진 상태라는 것.
NOAA의 해상쓰레기 담당 조정관인 크리스 맥엘위는 "2004년 인도양 쓰나미나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 주요 재난 이후 발생한 각종 잔해들이 인접 국가의 해변에서 모습을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선박운항을 위협하고 어업활동에 지장을 초래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최근 미국의 해안경비대와 NOAA, 환경보호국(EPA) 등이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첫 만남을 갖고 일본 재난에 의해 발생한 각종 잔해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EPA의 서부해안 책임자인 제레드 블루멘필드는 "만약 유출된 기름이 해안으로 밀려온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NOAA의 맥엘위는 그러나 이들 잔해가 원전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쓰나미에 휩쓸려 나온 것들이기 때문에 방사선 오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