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을 방문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유치 지원에 나선 가운데 청와대는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낭보를 기다리고 있다.

유치 성사 땐 국가적 경사이지만 청와대는 또 다른 관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참모는 "동계올림픽 유치가 향후 국정 운영과 대통령의 국정 추진력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3일 말했다. 최근 20%대 후반까지 떨어진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반전시키는 기회를 마련해 국정 운영에 탄력이 붙도록 하자는 바람이 담겨 있는 발언이다.

실제 스포츠와 정치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2002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지지율은 5월 30% 중반대를 유지하다가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 덕에 40% 중반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 대통령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파문으로 지지율이 10%대 후반으로 하락했다가 그해 8월 중국 베이징 올림픽 수영(박태환 선수)과 야구에서 선전하면서 20% 중반대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2월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 등의 활약으로 우리나라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8%포인트 올라가는 효과가 있었다. 그렇지만 지속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 전 대통령은 월드컵 4강 진출 한 달 후 지지율이 10%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 사태나 반값 등록금 논란,검 · 경 갈등 등으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이 많다"며 "이번에 유치를 성사시켜 지지율이 오르면 좋겠지만 무엇보다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