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표 경선의 선거인단 투표와 여론조사가 3일 마무리됐다. 총 참여 규모는 20만2965명이다. 여기에 4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8881명의 대의원 표가 더해져 앞으로 1년간 한나라당을 이끌 대표가 탄생한다. 선거인단 투표 집계는 이미 완료돼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기자는 한나라당이 지난달 20일 선거인단을 1만명에서 21만여명으로 늘린다는 결정에 따라 선거인단에 가입했다. 민주당에 비해 취약한 20~30대층을 잡기 위해 1만표를 새로 배정한 청년 선거인단 몫이었다. 당원으로 가입하진 않았다.

7명의 후보가 경선에 뛰어들자 전화 공세가 시작됐다. 후보들은 자신의 연설을 녹음해 매일 한 통꼴로 전화를 걸어왔다. 문자 메시지 대신 요금이 부과되지 않는 카카오톡으로도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후보들이 가나다순인 선거인단 명부를 토대로 일방적 홍보에 열을 올리자 일에 지장을 받은 일부 선거인단이 육두문자를 동원해 답장을 보낸 사례도 적지 않았다.

유력 후보 진영에선 자체 여론조사에도 선거인단을 이용했는데 이 역시 공해 수준이었다는 평이 많았다.

이날 대구 · 경북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폭우 속에 치러진 투표장은 규모에 비해 열기가 떨어졌다. 오전 10시께 기자가 찾은 서울 A구의 투표장엔 참관인의 숫자가 투표자보다 훨씬 많았다. 기자를 제외하면 모두 60대 노인들이 태반이었다.

1000여명의 선거인단 중 10시까지 투표를 마친 사람이 40명에 못 미친다고 투표장의 한 당직자는 전했다.

전국 투표율은 25.9%였다. 경북이 42.1%로 가장 높았고 대구 부산 경남 울산이 30%를 넘기는 등 영남지역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수도권은 20%대를 기록했다.

투표는 본인 확인을 하고 지문을 전자 인식기에 대면 신용카드처럼 생긴 투표카드를 받는다. 투표장에 들어가 기계에 투표카드를 넣으면 화면에 후보들의 이름이 뜨고 이를 선택해 누르면 끝난다.

한 당직자는 "전자투표는 누가 누구를 찍었는지 이론상으론 알 수 있지만,이를 파악할 경우 중앙선관위가 고발조치하게 된다"고 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선 원희룡 · 유승민 · 박진 · 나경원 · 홍준표 · 권영세 후보순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남경필 후보는 회견을 갖지 않았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