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고금리 예금'과 '고정금리 대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으로 정책 변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고정금리 대출을 유도하고 예대율을 낮추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은행들의 경쟁 양태도 달라질 전망이다.

◆연 7%짜리 적금 등장

우리은행은 최고 연 7%짜리 '매직7 적금'을 3일 내놨다. 신용카드 추가 사용액에 따라 금리를 높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기본 금리는 연 4%이지만 직전 1년간 쓴 카드 사용액보다 추가로 연평균 300만원 이상 쓰면 연 6%(월 납입액 25만원 이하),500만원 이상 사용하면 연 7%의 이자를 각각 적용한다. 저축기간은 1~3년이다. 1인 1계좌,월 50만원 한도로 가입할 수 있다. 연말까지 2조5000억원 한도다.

신한은행은 월복리 정기예금 금리를 최근 잇따라 인상했다. 가계부채 대책 이전 3개월여간 유지했던 연 4.1% 금리를 금융위의 가계대책 발표 당일 연 4.15%로 0.05%포인트 올린 데 이어 다음날 또 연 4.2%로 올렸다.

경남은행은 이달부터 연 4.5%짜리 특판예금 판매를 개시했고,씨티은행은 수시입출금식 예금금리를 0.1%포인트 일제히 인상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예대율을 관리하기 위해선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며 수신금리를 상향 조정할 뜻을 내비쳤다.

◆장기 고정금리 대출 봇물

장기 · 비거치식 고정금리 대출도 쏟아지고 있다. 외환은행이 지난 1일 첫 3~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예스 안심전환형 모기지론'을 내놓자 국민은행은 3일 'KB 장기분할상환 고정금리 모기지론'으로 맞불을 놨다. 정부가 전체 대출의 5% 수준인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2016년까지 6배 늘리기로 한데 따른 조치다.

국민은행 모기지론은 최저 연 4.8%의 파격적인 고정금리를 적용한다. 만기는 10~30년이다. 국민주택규모(85㎡),6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이 대상이다. 60㎡ 이하 소형주택을 구입하면 추가로 0.1%포인트의 금리를 낮춰준다. 총 1조원 한도다.

외환은행 대출상품의 금리는 연 5.08(5년)~5.12%(3년짜리)다. 고정금리 적용기간이 끝난 후 코픽스 등 변동금리 대출로 전환되는 구조다. 최장 30년까지 원리금 또는 원금 균등분할 방식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초부터 장기 비거치식 고정금리 대출인 '신한금리안전 모기지론'을 판매하고 있다. 금리는 연 5.0~5.8%다. 지금까지 5865억원(6966건)의 실적을 기록했다. 농협도 비슷한 성격의 고정금리 대출을 이달 중순 출시할 계획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