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국가별로 잘 팔리는 물건은 따로 있다. '

한 · 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독일에서는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이,슬로바키아는 광학기기,영국에서는 CCTV가 우리 기업의 수출 확대가 기대되는 품목으로 조사됐다. EU는 단일 경제권이면서 각기 다른 특성의 27개국이 모인 시장이다. 이 때문에 국가별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국무역협회가 분석한 'EU 10개 국가별 수출 전략 및 유망품목'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소비재 수입 비중이 높은 반면,공업화가 진행 중이고 우리 기업의 현지 투자가 많은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는 자본재 수입이 많았다.

독일은 전자부품과 베어링,합성수지가 전략품목으로,LED 조명과 2차전지용 격리막 등이 유망품목으로 꼽혔다. 전략품목은 현재 수출액을 기준으로 선정했으며,유망품목은 아직까지 수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수출 증가 속도와 관세 철폐율을 감안했을 때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상품이라고 무역협회는 설명했다.

프랑스는 직물,의류 등이 전략품목으로,셋톱박스와 스쿠터 등이 유망품목으로 선정됐다. 장갑류(8.9%) 등 관세율이 8% 이상인 품목이 많아 현지에서 국내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은 전략품목으로 석유제품과 CCTV가 꼽혔으며,유망품목으로는 모니터(14%) 비디오(13.9%) 등 관세가 높은 전자제품이 선정됐다.

동유럽 대표 국가인 슬로바키아는 국내 기업의 현지 투자에 힘입어 자동차 부품과 광학기기 부품이 전략품목으로,알루미늄 제품과 플라스틱 제품 등이 유망품목으로 선정됐다. 자동차 부품은 3%,셋톱박스 카스테레오 모니터 등은 14% 수준이었던 관세가 없어지면서 수출 확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FTA를 계기로 녹색 산업 수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무역협회는 LED 조명을 비롯해 리튬이온전지,스마트그리드,인버터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활용되는 전기제어기기,풍력발전기 부품 등을 향후 EU 녹색 수출을 주도할 품목으로 제시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