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들의 작년 대출 가운데 17%인 1조3600억위안이 허가받지 못한 건축 프로젝트 등에 불법 대출됐다. 또 국내총생산(GDP)의 27%인 10조7000억위안의 빚을 안고 있는 지방정부가 대출을 갚기 위해 또 돈을 빌리는 악순환에 빠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심계서(審計署 · 한국 감사원)가 공상은행을 포함한 5개 은행이 작년에 580억위안을 불법적으로 대출해준 것을 적발했다고 보도했다. 5개 은행의 총 대출금 대비 17%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비율대로 계산할 경우 작년 금융권 대출 8조위안 중 1조3600억위안이 부당 대출돼 부실채권이 양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부당 대출은 지방정부로 나간 대출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계서에 따르면 지방정부의 부채는 작년 말 현재 10조7000억위안에 달했다. 이 중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금융투자회사의 부채는 4조9700억위안으로 집계됐다. 중국 지방정부가 보유한 금융투자회사는 6576개로 이 중 358개는 만기 도래 부채를 갚기 위해 신규 대출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정부 부채를 포함한 중국 정부의 빚이 전체 GDP의 82%에 이를 정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드래고노믹스는 지방정부와 국유 은행, 철도부 부채 등을 포함한 정부의 공공부채 규모가 GDP의 82%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건설은행 홍콩지점의 천더루이 연구원은 "지방정부 부채 중 부실채권의 양을 파악할 수 없는 게 당장 큰 문제"라며 "적어도 20~30%는 고(高)위험 부채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의 부실채권 비율이 3~5년 안에 5~10%로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리양 중국사회과학원 부원장은 "지방 정부발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고 실제 일부 지방의 재정 위험이 존재한다"며 "지방정부들이 교육 의료 사회기초시설 등의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너무 많은 돈을 사용함에 따라 채무가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