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치적 홍보로 사회당 대표 출마선언에 '견제구'

프랑스 군소정당들이 2012년 대선 후보들을 잇달아 선출하고 제1야당인 사회당의 마르틴 오브리 대표가 28일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하는 등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의 대선 정국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연임을 노리고 있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여권에서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여기는 사회당 오브리 대표의 대선 출마 선언을 하루 앞둔 27일 신성장동력 육성 방안을 발표하면서 자신의 경제 치적을 전격 홍보하고 나서는 등 대선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말까지 과학과 건강, 기술 연구개발 분야에 200억유로를 투입키로 하는 내용의 복지 유지를 위한 신성장동력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사르코지는 특히 좌파정부 집권 시절인 지난 2000년에 도입된 주당 35시간 근로제로 인해 독일보다 경쟁력이 뒤졌다면서 제도 개선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이날 기자회견은 오브리 사회당 대표의 출마 선언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아주 이례적인 것으로, 사회당이 이번 대선 후보 경선을 통해 모든 언론매체를 장악하면서 큰 추진력을 얻을 것을 우려한 '견제용 포석'이란 해석이 나왔다.

가뜩이나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에게 많은 표를 잠식당한 가운데 우파 진영에서 나올 대선 후보들이 5-6명이나 돼 결선투표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제1야당의 독주를 그대로 볼 수만은 없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사르코지가 이끄는 집권당 대중운동연합(UMP) 내부에서는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성추문으로 낙마한 사회당의 대선 주자로 현재 최고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표를 비롯한 여러 인사들이 있지만 오브리 현 대표가 가장 유력한 후보인 것으로 보고 있다.

우파 진영에서는 사르코지 대통령 외에도 대선에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 인사가 도미니크 드 빌팽 공화국연대 대표,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민주동맹(UDF) 대표, 크리스틴 부탱 기독민주당 사무총장, 에르베 모랭 신중도당 대표, 장-루이 보를루 급진정당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보수 군소정당인 기독민주당이 지난 22일 크리스틴 부탱 사무총장을 내년 대선 후보로 선출하고, 좌파전선과 극좌파 정당인 반(反)자본주의신당(NPA)도 장-뤽 멜랑숑 대표와 노조 간부 출신의 필립 푸투를 대선 후보로 각각 지명하는 등 군소정당들의 대선 열기도 점차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파리연합뉴스) 김홍태 특파원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