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청호나이스 이어 이희완씨에 거액 자문료
檢, 한상률 前국세청장과 연결고리 추적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최윤수 부장검사)는 26일 SK그룹 일부 계열사로부터 30여억원의 자문료를 받은 서울지방국세청 국장 출신의 상훈세무회계 대표 이희완(62.구속)씨가 다른 2~3개 기업으로부터도 거액의 자문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 대가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가) 다른 기업들에서 받은 자문료에 대해서도 돈의 규모와 성격을 확인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 더 구체적인 것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기업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장을 지내고 퇴직한 이후인 2006년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2~3개 업체로부터 매월 수백만원씩 총 수억원의 돈을 자문료 명목으로 수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씨가 기업들로부터 자문료로 받은 돈이 조사국장 재직 당시 이뤄진 세무조사 과정에서 해당기업에 편의를 봐준 대가에 따른 사후 수뢰금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돈의 성격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세무회계법인과 정식 자문 계약을 맺은 것은 맞지만 세무조사 사전사후에 잘 봐달라는 의미도 없지 않았다"며 대가성을 일부 시인하는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공직에서 퇴직한 이후인 2006년 6월부터 작년 10월까지 SK그룹 계열사 두 곳에서 매월 5천만원씩 30억원 이상을 자문료로 받았고, 정수기 제조업체 청호나이스로부터도 매월 500만원씩 총 3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씨가 받은 자문료 수십억원 가운데 일부가 해당기업 세무조사에 관여한 다른 국세청 간부들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씨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앞서 SK 계열사 측에서는 상훈세무회계와 정식 자문계약을 맺고 정상적으로 자문료를 회계 처리했다는 내용의 증빙자료를 제출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특히 이씨가 수수한 자문료 중 일부가 당시 서울지방국세청장으로 재직 중이던 한상률(58) 전 국세청장에게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아직 한상률 전 청장과 연결된 부분은 나온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이씨는 퇴직 직후인 2006년 중반 김영편입학원 회장 김모(60)씨로부터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사례비 3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지난 15일 구속됐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