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페스티벌에 김완선,DJ DOC,2AM의 정진운이 웬말입니까. "(juve****) "차라리 가요대제전이나 댄스 페스티벌이라고 하는 게 낫겠네요. "(pure****)

제3회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의 4차 라인업이 지난 15일 공개된 이후 각종 음악 사이트 게시판에 팬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지난해 사흘 동안 7만9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국내 최대 록 페스티벌에 댄스가수 김완선,댄스그룹 DJ DOC,재즈음악으로 더 유명한 정원영,아이돌 그룹 2AM의 정진운 등 다른 장르의 음악인들이 합류했기 때문이다. 가장 인기 있는 록 밴드들의 이름이 마지막에 발표되는 관례에 따라 이날을 손꼽아 기다려온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팬들은 올해 이 페스티벌의 운영권을 넘겨받은 CJ E&M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CJ E&M 음악공연사업부문 콘서트사업부가 축제를 진행하면서 그룹 관계사 등과 친분 있는 뮤지션들을 대거 영입했다는 것이다. DJ DOC는 데뷔 과정을 주제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에 대한 저작권 계약을 CJ 측과 체결했다. 정원영 씨는 올초부터 CJ계열사인 엠넷의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고,아이돌그룹 2AM의 정진운과 댄스가수 김완선은 엠넷에 자주 출연하는 가수다.

CJ 관계자는 일본 대지진 여파로 후지 록 페스티벌을 거쳐 한국으로 오려던 해외 록 밴드들의 일정이 취소되는 바람에 출연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록 페스티벌이라는 본질을 외면한 채 섭외하기 쉬운 대중가수들로 무대를 채우려 한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올해 페스티벌의 티켓 가격은 작년보다 4만~5만원 올랐고,티켓 취소 수수료까지 높아졌다. 출연진이 확정되기 전에 30% 할인된 가격으로 조기 예매한 사람들은 "축제까지 40일이나 남았는데 환불하려면 50%에 달하는 취소 수수료를 내라니 해도 너무한다"고 말했다. 록 마니아들은 "산울림,사랑과평화 등 과거 한국 록의 명맥을 이어온 밴드들을 초청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며 아쉬워했다.

김보라 문화부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