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루빈 전(前) 미국 재무장관은 15일 미국 경제가 여러 도전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완만한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빈 전 장관은 이날 이데일리가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세계전략포럼 2011' 연설에서 "앞으로 글로벌 경제구도가 변하겠지만 미국 경제는 여전히 저력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도전과제에 대응하면 21세기에도 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유럽이나 중국에 비해 유리한 인구분포와 법치주의 전통, 풍부한 천연자원 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해결할 과제가 있다며 "불안정한 국가 재정과 공공부문에 대한 투자, 예산투입 이상의 개혁과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단기 경제전망에 대해서는 "실업률과 국제유가·원자재 상승, 유럽 및 중동 사태 등으로 단기적으로 상당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당분간 저조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연방정부 부채한도의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거듭 밝혔다.

그는 "(부채한도법이) 정치권에서 협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만약 상원에서 부채한도를 올려주지 않는다면 그 여파가 오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연방정부는 적자재정 운용을 지속하면서 부채는 지난해 말 14조 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의회는 부채한도를 14조2천940억 달러로 설정했지만 이 마저도 초과돼 미 정부와 의회는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만 간신히 면하도록 중앙은행의 예치금을 끌어다 쓰고 정부기금 투자지출은 줄이는 식으로 비상조치를 취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