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더 부사장은 1987년 보쉬에 입사해 24년째 근무하고 있다. "입사 후 지금까지 한 번도 유성기업이나 현대차 노조와 같은 파업이 발생한 적이 없다"며 "노사협의체를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회사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등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쉬의 포이어바흐 공장은 4조3교대로 24시간 돌아간다. 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주문이 끊겨 한때 공장이 멈춰서고,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때도 노사는 고통분담을 위해 협력했다. 노조는 주4일 근무를 하면서 월급을 적게 받았고,회사 측은 대신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다.
렌더 부사장은 "노사는 1년에 두 차례씩 대화를 갖고 경영 현황을 투명하게 공유한다"며 "노조 역시 파업은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사 신뢰를 바탕으로 회사 측은 과감한 연구개발(R&D)투자를 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그는 "매년 매출 중 8~10% 정도를 R&D에 투자하는 덕분에 업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난해 매출도 전년보다 20억유로 늘어난 473억유로(74조7300억원)"라고 소개했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8일 상견례를 갖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시작했지만,올해도 만만치 않은 '외풍'이 우려되고 있다.
유성기업 노조의 분규는 계속되고 있고,금속노조는 이를 도화선 삼아 전국적으로 파업 분위기를 확산시킬 태세다. 한국 부품회사들이 보쉬와 같은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뭘 해야 할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최진석 슈투트가르트(독일)/산업부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