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 속에 반등 하루 만에 다시 하락했다. 신중론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이 크게 늘었다.

코스피지수는 25일 25.89포인트(1.26%) 떨어진 2035.87에 마감했다. 장 초반 2080을 넘기도 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하락 반전했다. 외국인은 742억원어치를 팔며 열흘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2009년 3월4일의 17일 연속 매도 이후 최장 기록이다. 열흘간 매도액은 3조6941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은 이전 상승장의 주역이던 화학업종을 가장 많이 처분했다. 보합세로 마감한 현대차를 제외한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모비스 등 시총 20위권 종목들이 동반 하락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와 경기 모멘텀 둔화 등의 매크로 변수가 최근 조정장을 이끌었지만 오늘은 OCI 한전 등 기업별 악재가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유럽계 자금이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 순매도 행진은 유럽 재정위기가 봉합되는 대로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을 내놓던 증권사들은 한발 뒤로 물러서는 분위기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승 추세에 대한 미련,주식시장이 저평가됐다는 인식으로 단기 반등이 있겠지만 추세적인 상승 전환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수가 2000 밑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달러 약세의 긍정적인 효과가 한계에 달했고 미국 경기 둔화도 부담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코스피지수는 신흥국의 긴축정책이 완화되는 3분기 중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증권도 '상저하고(上低下高)'에 무게를 실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들어 외국인이 화학과 운수장비 등을 많이 처분한 것은 일시적 차익 실현 욕구에 따른 것"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악재의 영향력이 약해져 하반기 고점은 240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2차 양적완화가 끝나도 미국 내 가계부채가 줄고 소비자 신용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유동성 위축에 대한 우려는 지나치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동성을 감안할 때 10배 아래로 떨어진 주가수익비율(PER)이 11.5배까지 오를 것"이라며 "2050선 내외에서 매수한다면 올해 물릴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