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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가 서민의 술로 대표되던 시대는 지났다. 막걸리 업체마다 고급화를 외치며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고 품질도 과거보다는 많이 개선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쌀 소비 촉진정책으로 막걸리산업 육성이 정책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주)조선양조(공동대표 이기환·서현택 www.chosunricewine.com)는 정부 정책에 부응,막걸리 산업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에 의해 설립됐다.

이 회사는 막걸리 세계화를 위해 관련기관으로부터 품질이 우수한 양조용 쌀을 공급받아 주조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총 3종류의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다. 이중 1종은 생막걸리고 2종은 살균막걸리다.

'솔바람 생막걸리'는 조선양조가 처음 개발한 제품이다. 지난해 2월 출시된 지 8개월만에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는 '2010년 우리술품평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품질과 맛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솔바람 생막걸리'의 뒤를 이어 개발된 두 번째 제품은 '솔청정막걸리'다. '솔바람 생막걸리'의 제조방법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살균탁주로 만든 제품이다.

생막걸리는 특성상 유통기한이 짧아 유통에 많은 문제를 안고 있으며 대량생산에도 부적합하다. 업계에서는 유통기한을 대폭 늘렸다고 광고하는 생막걸리는 정상적인 생막걸리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 회사에서는 살균막걸리이면서도 생막걸리와 동일한 맛이 나는 살균탁주 쪽으로 제품 개발의 방향을 잡았고, 생막걸리의 향과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솔청정막걸리'를 지난해 7월 출시했다.

세 번째 개발한 막걸리는 '솔옛막걸리'다. 이 제품은 '솔잎막걸리'에 인삼 성분을 첨가한 것으로, 웰빙 개념을 담으면서 맛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인삼의 향을 솔잎의 향과 절묘하게 매치시켜 뒷맛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평을 받는다.

조선양조 막걸리는 100% 국산쌀과 지하 100m 천연암반수로 만든다. 생솔잎과 인삼을 첨가해 저온에서 장기간 발효숙성시켰기 때문에 은은한 향과 유산균이 살아있는 고급 막걸리다.

이 회사는 국내 일류 전통주 제조장으로 도약하기 위해 3단계 발전 계획을 세웠다. 1단계는 안정적 사업기반 조성단계.일반막걸리를 우선적으로 생산하고 그 이후 다양한 기능성 막걸리를 개발하는 것이다. 2단계는 안정적인 바탕 위에 도약하는 단계다. 지역 특산주 생산과 브랜드화로 고급 전통주의 전국 토착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마지막 3단계는 성숙단계다. 생산품목을 다양화해 국내 전통주 시장을 석권하고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충북 괴산에 위치하고 있는 조선양조 공장의 입지 선정은 회사 설립 초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심사숙고 끝에 이뤄졌다. 강원도와 경기도 일대를 수없이 답사한 끝에 이곳이 최종 결정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물이다. 물은 막걸리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괴산은 예로부터 물이 좋기로 소문난 지역으로 전국에서 손꼽히는 청정지역이다. 공장에서는 이곳 지하 100m에서 직접 퍼 올리는 천연 암반수로 술을 빚고 있다. 술 맛이 이곳에서 비롯된다고 자부한다.

두 번째는 물류의 편의성 때문이다. 충청북도는 지리적으로 전국의 중심에 위치해 물류측면에서 유리하다. 전국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의 경우 물류의 시간 단축과 운송비 절감이 중요하다. 특히 막걸리와 같이 가격에 비해 부피와 중량이 큰 제품의 경우 물류비가 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경영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조선양조의 막걸리는 전통제조비법과 최신설비를 결합해서 생산해 낸다. 국내산 쌀과 팽화미,올리고당에 쌀국과 누룩을 넣어 밑술과 술덧을 4단계로 구분,15~16일간 병행복발효공법으로 제조한다. 이를 위해 생산 설비도 전통적인 공정을 완벽하게 자동화 했다.

쌀을 쪄서 고두밥을 만들고 발효시키는 공정을 완벽하게 자동화했으며, 쌀을 찌는 단계부터 포장에 이르는 전체 공정이 자동화 설비에 의해 진행된다. 업체에 따르면 자동화설비는 제품의 품질이 절대적인 중요성을 지닌다. 사람에 의존하는 수작업의 치명적인 약점은 맛이 그때마다 달라진다는 점이다.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자동화 설비가 꼭 필요하다.

이 회사의 월간 생산능력은 270톤으로 비교적 큰 편이다. 금년 중 공장을 대폭 증설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증설을 위한 공장 부지를 이미 확보한 상태다. 증설 후에는 월간 생산능력이 500톤 이상으로 늘어 750ml 기준으로 월간 75만병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양조는 현재 전체 주류판매시장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소매점에 대한 공략이 절실한 상태. 금년 초부터 마트 등에 대한 입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최근 대형 마트 등과 속속 입점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해외시장 공략도 활발하게 준비중이다 일본시장에서도 현지기업과 수출계약단계를 체결했으며 더 나아가 2차로는 디자인 개발 완료 및 일본인에게 어필할수 있는 맛의 개발에 주력하여 현재 3차 시제품의 개발단계에 들어가 있으며, 최신 설비를 설치해 생막걸리와 살균막걸리를 동시에 생산하고 용기도 페트병과 유리병,캔 등으로 다양화 할 계획이다. 충청북도청 및 괴산군청과의 상호협약을 통해 지역 특산품인 인삼을 이용,고부가가치의 인삼막걸리나 홍삼막걸리 등 다양한 고급막걸리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일본 · 미국 · 중국 등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막걸리를 개발, 수출이나 OEM 생산도 모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제품 종류를 다양화 해 명실공히 세계적인 전통주명가로서 육성 발전시킬 것"이라며 "막걸리 연구개발센터를 만들어 지역대학과 결연함으로써 막걸리 세계화를 위한 연구 개발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에서는 원산지표시제 및 품질인증제 도입으로 막걸리의 품질이 한층 더 고급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막걸리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업계 스스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막걸리의 품질을 고급화하고, 생막걸리의 짧은 유통기한을 극복함은 물론 제조공정을 매뉴얼화 해야 한다"며 "정부 정책 또한 쌀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막걸리산업 육성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수출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확고한 정책목표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막걸리 성장 위한 양조 전문 인력 양성해야"


<인터뷰>권상일 조선양조 CTO

어릴 때부터 술 냄새가 가득한 조부모와 함께 생활했다는 권상일 조선양조 최고기술경영자(CTO)는 국세청 입사 이후 40여년간 술을 만들고, 술에 대해 가르치고, 술맛을 보고 연구하는 등 술과 함께 살아왔다.

권 CTO는 "대학 졸업 이후 술과 관련된 공직생활을 하면서 술에 대한 학문적인 갈등을 느껴왔다"며 "그러던 중 교수님의 강력한 추천으로 산업미생물과에 입학해 발효미생물을 전공하면서 '항산막효모성 물질에 관한 연구'로 석사과정을 이수했고 술에 대한 전문지식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의 한국 주류산업을 구상하면서 주류제조에 대한 선진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정부가 실시하는 장기국비유학생선발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바로 이 때 주류제조에 관련된 효모, 국균 곰팡이 등 미생물학과 발효관리,생산공정 제어기술 등 양조공학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를 했다"며 "주류분야의 전문인으로서 이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자질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권 CTO는 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인정받아 국세청 주조사 1급, 재정경제부장관 세무사 자격을 취득하고 대통령 홍조근정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는 우리 전통술 막걸리를 세계적인 술로 만들기 위해 생산공정기술 개선과 연구개발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막걸리 시장의 성장을 위해 양조 전문인력의 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권 CTO는 "주조사의 부활이 시급하다"며 "독일의 맥주순수령이나 와인의 원산지규정 등을 참고해 적절한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