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군 강력 항의…나토 "사실 확인 중"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소속 헬기가 파키스탄 영공을 침범해 군 검문소를 공격,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파키스탄군이 17일 밝혔다.

파키스탄군은 성명을 통해 나토군 소속 헬기 2대가 이날 오전 파키스탄 북(北)와지리스탄 영공에 진입한 뒤 다타 켈 지역의 군검문소에 사격을 가해 병사 2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고 AP, AFP통신이 보도했다.

파키스탄군은 나토 헬기의 영공 침범을 확인, 헬기에 위협사격을 가했고 헬기가 대응사격에 나서면서 부상자가 생겼다고 밝혔다.

파키스탄군은 나토군의 영공 침범에 강하게 항의하고 아프간 주둔 나토군 간부들과의 면담을 촉구했다.

나토군은 그러나 헬기의 영공 침범 여부를 여전히 조사 중이라며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했다.

익명을 요구한 서방 군 간부는 "아프간 접경지의 나토 기지가 오늘(17일) 오전 파키스탄 쪽으로부터 직간접적인 총격을 받았다"며 "이에 따라 헬기 2대가 지원작전을 위해 출격했는데 파키스탄 영토 쪽에서 사격이 이뤄지자 대응사격에 나섰다"고 전했다.

북 와지리스탄 지역은 알-카에다 연계조직인 '하카니 네트워크'의 본거지로 미군의 무인폭격기 공습도 자주 이뤄져 온 곳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미군과 나토군의 대 테러 작전과 관련, 협력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자국 영공을 침범해 이뤄지는 작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이 파키스탄 당국에 아무런 통보 없이 미군 독단적으로 이뤄진 이후에는 미군 공습에 대한 파키스탄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파키스탄 의회는 지난 14일, 자국서 이뤄지는 미군 공습을 중단하라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아프간으로 연결되는 나토군의 보급로를 차단하겠다고 경고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실제로 지난해 9월 영공을 침범한 아프간 주둔 나토군의 헬기공격으로 자국군 3명이 숨지자 나토군 보급로를 차단했다가 11일만에 재개통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16일에도 북와자리스탄 미란샤 지역 인근에서 미군의 무인폭격기 공습으로 무장단체 대원 7명이 숨지는 등 미군의 공습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키스탄 경찰은 이날 남서부 발루치스탄주 케타 지역에서 자살폭탄 공격에 나선 무장대원 5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폭탄을 실은 차량을 몰고 검문소를 향해 돌진했지만 교전 끝에 이들을 제지하는데 성공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무장대원들은 사살될 당시 폭탄조끼를 몸에 착용하고 있었으며 이들 중 3명은 여성이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