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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Z Insight] 아모레퍼시픽, 中 발판 삼아 '글로벌 톱10'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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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가브랜드만 10개
    설화수ㆍ마몽드ㆍ라네즈…年매출 각 1000억 넘어
    국내시장은 좁다
    1분기 中매출 36% 급증…동남아 넘어 美ㆍ유럽도

    1991년 태평양그룹(현 아모레퍼시픽)은 신음하고 있었다. 무분별한 사업확장이 원인이었다. 당시 태평양이 거느린 계열사는 패션 증권 보험 프로야구단 여자농구단 등 24개에 달했다. 무리한 확장경영은 태평양그룹의 재무제표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본업인 화장품 사업은 1980년대 말 시장개방과 함께 뛰어든 로레알 P&G 등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로 힘겨워했다.

    생존의 기로에 선 태평양에 '구원투수'로 나선 이는 당시 '서른살 청년'이었던 서경배 사장이었다. 태평양 창업주 고(故) 서성환 회장의 차남인 그는 그룹 기획조정실장을 맡으며 경쟁력이 떨어지는 계열사를 차례차례 정리해 나갔다. 그리곤 여기저기 분산됐던 회사의 역량을 화장품 하나에 쏟아부었다. 마몽드(1991년) 라네즈(1994년) 헤라(1995년) 아이오페(1996년) 설화수(1997년) 등이 나오면서 아모레퍼시픽은 차츰 힘을 되찾기 시작했다.

    서 사장이 회사에 '메스'를 댄 지 20년이 흐른 지금,아모레퍼시픽은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메가 브랜드'를 10개나 보유한 화장품 업계의 '지존'이자 100만원이 넘는 주가로 한국 증시를 호령하는 '황제주'가 됐다.

    ◆탄력 받은 브랜드컴퍼니 전략…2015년 年매출 5조

    아모레퍼시픽이 '브랜드 컴퍼니' 전략을 택한 건 1990년대 중반이었다. 회사 이름 대신 브랜드별로 가치를 키워나가야 서로 다른 취향의 고객을 다양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컴퍼니 전략은 주효했다. 브랜드마다 각자의 '개성'을 충분히 살리다보니 '동반성장'이 가능해진 것.아모레퍼시픽의 A브랜드가 잘되면 B브랜드가 주춤해지는 '카니발라이제이션(자사 제품간 잠식 현상)'은 거의 없었다.

    덕분에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연 매출 1000억원이 넘는 메가 브랜드를 10개나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이들 브랜드가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대표 브랜드는 지난해 6900억원(출고가 기준)의 매출을 올린 설화수.국내 단일 화장품 브랜드 중 6000억원이 넘는 건 설화수가 유일하다.

    '넘버2'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헤라다. 헤라 매출은 2009년 4060억원에서 지난해 4530억원으로 12% 성장했다. 이 밖에 라네즈(2480억원) 아이오페(2330억원) 마몽드(1770억원) 에뛰드(1630억원) 비비프로그램(1460억원) 미쟝센(1200억원) 려(1090억원) 롤리타렘피카(1050억원) 등도 연매출 1000억원을 넘겼다. 한율,이니스프리,해피바스,리리코스 등도 조만간 메가 브랜드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15년 연매출 5조원을 거둬 글로벌 톱10 화장품 기업이 된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1000억~2000억원대 브랜드를 3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등 메가 브랜드 매출을 한 단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美 최고급 백화점서 판매 급증

    서 사장은 지난달 22일 임직원 1000여명과 함께 변산반도로 떠났다. 서해와 마주한 '마실길' 17㎞ 구간을 임직원들과 함께 걸으며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전의'를 다지기 위해서였다. 서 사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오늘 우리의 몸은 한반도 서쪽 끝에 있었지만,우리의 눈은 바다 건너 중국에 있다는 걸 느꼈다"며 "모두 함께 중국시장을 열어나가자"고 강조했다.

    중국은 그만큼 아모레퍼시픽에 특별한 시장이다. 그 자체로 엄청난 시장인데다 해외시장 공략의 출발점이란 이유에서다. 시작은 좋은 편이다. 지난해 중국시장 매출은 1년 전보다 22% 늘었다. 올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36%나 성장했다.

    2000년대 초 · 중반에 론칭한 라네즈와 마몽드가 시장에 안착한 덕분이다. 라네즈는 200여개 백화점에 입점했고,마몽드는 370여개 백화점과 2100여개 전문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 들어 중국 화장품 라인에 '넘버1' 브랜드 설화수를 추가했다. 지난 3월 베이징 팍슨백화점을 시작으로 중국 내 최고급 백화점 3곳에 매장을 냈다.

    중국이 아모레퍼시픽의 '1번 타깃'이라면 그 다음은 동남아시아다. 이 지역 국가들의 국민소득이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우리와 비슷한 문화권인 만큼 파고들기 쉽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고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 시장을 내버려두지는 않을 계획이다. 중 · 장기적으로 선진국 시장에서 인정받는 브랜드가 돼야 중국과 동남아시아 공략도 그만큼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김봉환 국제부문장(전무)은 "미국 최고급 백화점인 버그도프굿맨에 입점한 '아모레퍼시픽'과 '설화수' 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선진국도 '뚫을 수 없는' 시장인 것만은 아니다"며 "다만 아직까지는 공격적으로 파고들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신공장,신 연구개발(R&D)센터…인프라도 업계 최고

    아모레퍼시픽은 연말께 경기도 오산에 초대형 공장을 준공한다. 대지면적 22만4400㎡(6만7881평)에 건축면적은 8만9009㎡(2만6925평)다. 모두 1700억원이 투입됐다.

    오산 공장의 화장품 제조능력은 연간 1만5000t.출하능력은 하루 6만박스에 이른다. 아모레퍼시픽 입장에선 생산 · 물류 분야에서 새로운 '심장'을 갖게 되는 셈이다. 국내외 수요가 급증해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규모란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산공장이 문을 열면 아모레퍼시픽은 생산능력 및 물류효율 측면에서 다시 한번 '점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해 9월 경기도 용인 제1연구동 옆에 '미지움'이란 이름의 연구개발(R&D)센터를 열었다. 연면적은 2만6000㎡.공사에만 500억원이 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곳에서 콩,인삼,녹차 등 몸에 좋은 국산 재료들로 '제2의 설화수 신화'를 만들어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330명 수준인 연구원 수를 2015년까지 5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현재 20% 선인 '3년 이상 중장기 R&D 프로젝트 비중'도 4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오상헌/민지혜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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