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아랍에미리트(UAE)가 민간인 살해로 물의를 일으킨 미국 사설 경호업체 ‘블랙워터’의 창업주와 계약하고 비밀리에 용병부대를 창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UAE 정부는 블랙워터 창업주인 에릭 프린스의 새 회사 ‘리플렉스 리스판시스’와 5억2900만달러(5700억원) 규모의 용병부대 창설 계약을 체결했다.

용병부대는 800명 정도로 구성한다는 방침이며 지난해 여름부터 콜롬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실전 경험이 풍부한 용병들을 모집해 현재 580명의 대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대원들은 현재 UAE 사막 지역에 마련된 병영에서 미군 전역자,독일과 영국 특수부대 출신 대원들의 지휘 아래 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YT가 확보한 계약서에 따르면 용병부대의 주 임무는 UAE 송유관 및 석유시설 보호,도심 테러 억제와 시위 진압 활동 등이다.임무에 시위 진압 활동을 포함한 건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면 강력 진압하겠다는 UAE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UAE는 중동·북아프리카 시위사태 이후에도 별다른 소요가 없는 국가중 하나다.

UAE 정부는 또 용병부대를 이란의 위협에 대비하는데 활용할 뜻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수니파 국가인 UAE는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 걸프 섬 3개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을 겪는 등 대립 관계에 있다.

그러나 UAE는 이라크에서 민간인 살해로 물의를 일으켰던 업체를 자국의 치안 유지와 안보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블랙워터 경호원들은 2007년 9월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외교관 차량을 호위하고 이동하던 중 총기와 수류탄 등을 난사해 민간인 14명을 살해하고 18명을 다치게 했다.블랙워터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시절인 1997년 창립된 뒤 9·11 테러 등을 계기로 급성장했지만,민간인 살해 등으로 인해 ‘살인면허를 부여받은 전쟁 장사꾼’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