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넷을 통해 다양한 투자기법을 접하게 되면서 주식하는 재미가 더 커졌습니다. " 경기도 부천시 삼성동에 사는 구명희 씨(69)는 올해로 주식투자 경력만 23년째인 베테랑 투자자이다. 개인사업을 하던 1998년 종잣돈 1억5000만원으로 주식투자에 입문했다.

당시 주식투자의 문외한이었던 그는 D증권 지점에서 계좌를 개설한 후 증권사 직원에게 주식투자를 일임했다. "돈이 불어나고 있다"는 직원의 말만 철썩같이 믿고 있었던 그는 6개월이 지난 다음에야 밑천이 3000만원으로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

그 직원이 선물투자에 손을 댔다가 큰 손해를 보고 줄행랑을 친 것이다. 구씨는 지금까지 같은 계좌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나 남에게 계좌를 맡기지 않고 자신이 직접 종목을 선택하고 관리하는 투자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그가 주식으로 굴리는 돈은 1억원 정도다. 올 들어 수익률은 3% 정도.그는 "변동성이 워낙 심하고,일부 대형주 위주의 '쏠림'현상이 심해 개인들은 큰 재미를 보기 힘든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거래소 상장기업인 현대건설과 코스닥기업인 셀트리온 에스폴리텍 등을 보유 중이라고 귀띔했다. 현대건설은 5년 전 1만원대 후반에 매수해 일부 차익실현을 하면서 장기 보유하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 주식은 8만원대다.

한경와우넷에서 그의 필명은 '느림보'다. 그는 한 박자 늦은 투자판단과 결정을 주식투자 노하우가 많지 않았던 그가 20여년간 큰 손실 없이 주식투자를 해올 수 있었던 비결로 꼽았다. 구씨는 그동안 스스로 주식 관련 서적을 탐독하기도 하고,투자설명회를 찾아다니며 내공을 쌓았다.

한 종목에 대한 장기투자를 통해 종목의 주가흐름을 읽고 매수 · 매도 타이밍의 감을 잡게 되면서 어느 정도 투자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차트를 통해 기술적 분석을 하는 기법도 터득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개인투자자로서 넘어야 할 벽도 느꼈다. 자신만의 투자원칙과 노하우를 활용하며 외국인과 기관이 사는 종목을 따라 사보기도 했지만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대응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찾은 게 한경와우넷이었다.

그는 와우넷의 '좋은정보(라종식)'에서 유료 회원들과 정보를 교환하며 올 들어 마이너스(-)였던 수익률을 3% 정도 플러스로 전환시키고 투자하는 재미까지 느끼고 있다. 그는 "노년에 와우넷 가입으로 회원 간 정보 교류도 하고,주식투자로 돈도 벌면서 적적함을 느낄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구씨는 보유 종목의 50% 이상은 1년 이상 들고가는 원칙을 고수한다. 코스닥 종목등 스몰캡 종목은 2~3개월, 자신이 없는 종목도 최소 10일 이상은 기다려 본 후에야 매도를 결정한다. 그는 "주식이 오르고 내리는 것에만 집착하다 보면 좋은 매수 · 매도 타이밍을 잡기 힘들다"며 "한발 떨어져 느긋한 태도로 시장을 바라봐야 돈을 벌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