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달아오르던 주식과 원자재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재테크 시장에 냉기가 흐르고 있다.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던 코스피지수는 잘 나가던 자동차 화학 등 주도주들의 위축으로 조정을 받고 있다. 유가는 물론 금과 은 등 비철금속 국제시세도 달러 강세와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하락 추세다.

산에 올랐다가 내려올 때 빠르게 발을 내딛으면 무릎관절을 다치기 쉽다. 재테크도 마찬가지다. 고점에 산 주식 가격이 떨어지자 황급히 매도하거나,펀드를 환매했다가는 손실폭이 커질 수 있다. 침착하게 손절매 타이밍을 계산하고,조정 기간이 얼마나 길어질지 분석해봐야 한다. 코스피지수가 2100 선으로 내려올 경우 대기성 자금이 주식시장에 대거 유입될 전망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지금 같은 주가 조정국면에선 지금의 파도가 큰 파도인지,잔 파도인지를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일단 목표 수익률을 줄이고,안전위주의 전략을 펼치라"고 조언한다. 과거 목표전환형 펀드로 한 달에 10%의 수익률을 올렸다면 월 3% 내로 대폭 줄이라는 것이다. 이것도 매입시기를 잘 선택해서 들어갔다가 빠져나와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PB 전문가들은 투자상품으로 조정국면을 이용해 단기적으로 채권 대신 주식 비중을 늘리는 '스마트 펀드'를 추천한다. 달러를 마구 찍어뿌리는 미국의 양적완화가 다음달 끝난 이후 달러 강세를 예상,달러 투자를 확대하라고도 조언한다. 주도 주식이 떨어지는 장세에서는 특정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랩 어카운트나 압축형 펀드보다는 안전위주 투자로 전환할 것을 강조한다. 예컨대 기관들이 대부분 사들이는 물가연동채가 가끔 개인물량으로 배정돼 금융창구에서 팔린다. 연 2.9%의 확정이율에다 연 물가상승률이 4%(예상) 올랐을 경우 연 6.9%의 수익률을 챙긴다. 게다가 4%에 대해선 비과세된다. 물가상승기에는 '꿩먹고 알먹는' 투자다.

등산은 정상 정복에 의미가 있지만 하산할 때 부상을 당하면 건강을 해친다. 주식은 사는 것보다 파는 게 중요하다. 주가 조정국면에서 무조건 주식 환매와 매도보다는 매 · 수도 타이밍을 노려보자.

정구학 편집국부국장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