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5일(현지시간)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선 산업시대에 사회간접자본(SOC)을 깔듯이 원칙과 신뢰라는 인프라를 깔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아테네 디바니 팰리스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유럽 특사를 통해 우리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양적인 성장 못지않게 질적인 성장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를 가리켜 참 답답하다. 왜 그렇게 고집이 세냐는 오해도 많이 받고 있고,원칙 공주라고 말씀하시면서 원칙과 신뢰만 강조하다 손해를 볼까 걱정하는 분들도 있다"며 "우리가 선진국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신뢰와 원칙이라는 무형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진국에 진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박근혜 역할론' 등 국내 현안에 대한 언급은 극도로 자제했다. 다만 "우리 사회의 수많은 갈등들이 상식적으로 조정돼야 한다. 상식적으로 갈등이 잘 조정되려면 정치권에서 원칙과 신뢰를 잘 쌓아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현안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오늘 말씀에 국내 현안을 풀기 위한 해결책을 대부분 제시한 것"이라며 "현재 당의 상황이 원칙과 신뢰를 어겼기 때문에 일어난 상황이고,어떠한 경우에도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지 일시적인 해결책으로 난관을 극복해봤자 더 큰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하는 시점을 묻는 질문엔 "확실히 날짜를 정하진 않았지만 내년에 중요한 선거가 많아 아무래도 활동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특사 활동 이후 본격 대선행보가 시작될 것임을 예고했다.

박 전 대표는 "(기업은) 창의적으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고 농업은 어려움이 아니라 오히려 (정부가) 뒷받침을 해서 기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노력이 전제되었을 때 성공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등이 제기한 '법인세 추가 인하 철회' 법안에 대해서는 "감세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번에 기획재정위에서 얘기한 적이 있다"며 반대의 뜻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아테네(그리스)=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