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석유,금,은,곡물 등 상품가격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으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분석과 상품투자 증거금 확대 등 투기규제 정책에 따른 것이다.은 등 일부 상품은 과도한 상승으로 조정국면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2%(2.47달러) 하락한 배럴당 111.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도 1.3%(1.68달러) 내린 배럴당 123.44 달러에 마감됐다.

유가는 빈 라덴의 사망으로 중동 정세가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과 함께 미국 석유 재고량이 증가했다는 소식에 하락세를 보였다.또 미국의 경기 회복이 둔화되면 석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하락에 힘을 보탰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날 유가 하락이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카메론 하노버의 피터 보이텔 회장은 “최근 유가가 하락하는 날이 많아졌다는 것은 더 큰 폭의 조정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뿐 아니라 금과 은값도 크게 하락했다.이날 7월 인도분 은 선물은 전날에 비해 7.6% 하락하며 42.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장중에는 전날에 비해 10.4% 급락하며 41.28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이틀 연속 12%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은값 급락은 상품거래소가 잇따라 거래증거금을 올린데 타격을 받았다.또 과도한 상승에 따라 자연스러운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상품 전문가인 로직어드바이저의 빌 오닐은 “은값은 그동안 급격히 상승해 큰폭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고객들에게 은 구입은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와함께 기술적으로도 은값이 저항선인 50달러 돌파에 실패하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은 가격 하락은 금값에도 영향을 미쳤다.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에 비해 1.07%(16.7달러) 하락한 154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지난 3월15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늘어난 은 거래증거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투자자들이 금을 매도하면서 연쇄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게 오닐의 분석이다.금 뿐 아니라 옥수수 등 곡물과 백금,팔라듐 등 금속 가격도 이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값은 앞으로도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미국 투자은행인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은 리포트를 통해 “빈 라덴의 죽음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약화됐지만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 수요가 여전히 많기 때문에 가격 조정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밝혔다.달러 약세와 미국의 물가인상에 대한 우려 때문에 헤지수단으로 금을 찾는 수요가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