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금값이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오사마 빈 라덴 사망 이후 보복테러에 대한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테러외에 각국 미국 중앙은행이 금 매수에 나서고 있고 미국 재정위기가 계속되고 있어 추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 가격은 70센트 오른 온스당 1557.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종가기준 사상 최고가 기록을 다시 경신한 것이다.빈 라덴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한때 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보복테러 우려가 나오며 상승세로 돌아섰다.달러가 약세로 돌아선 것도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

실제 이날 파키스탄에 거점을 둔 파키스탄탈레반운동(TTP)은 미국에 대해 보복공격을 감행하겠다고 경고했다.미 정부는 보복테러 등을 우려하며 전날부터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여행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로이터는 “빈라덴 사망후 일시적으로 달러는 오르고 금값은 떨어졌지만 보복테러 우려로 안전자산 확보를 위한 매수가 이어지며 금값이 상승반전했다”고 전했다.또 유럽의 재정위기,막대한 미국의 정부 부채문제,미국의 제로금리 정책 등도 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금값이 사상 최고행진을 계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블룸버그는 전통적인 금 매수 세력이었던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매수에 나서고 있어 추가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고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고 이를 금으로 대체하려 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금값 전망치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미국 골드코퍼레이션 로버트 맥퀸 CEO는 “개발도상국들이 계속 금을 사들이고 있어 금값이 올해안에 온스당 20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맥퀸은 특히 중국의 성장과 위안화의 영향력 확대를 바라는 중국 정부의 정책이 금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기축통화인 달러의 지위를 약화시키기 위해 중국 정부가 금을 공격적으로 사들인다는 얘기다.

지난 2년간 금값을 정확히 예측해온 유로퍼시픽 캐피탈의 마이클 펜토는 올해 1600달러선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펜토도 중국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그는 “중국 외환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불과하다”며 “향후 1조 달러 이상을 금을 사는데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중국이 국제 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더 많은 금을 사들일 것이란 설명이다.

중국뿐 아니라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금매수에 나서고 있다는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세계 금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볼리비아,스리랑카 등도 지난해 금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면서 전세계 중앙은행이 20년만에 금에 대해 순매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이전까지 중앙은행은 계속 매도우위를 보였었다.올들어서는 러시아만 1분기에만 8톤 가량의 금을 매수하며 가격상승을 부추겼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