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23·볼턴)이 뛰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볼턴 원더러스가 블랙번에 1점차 분패를 당했다.

볼턴은 1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영국 블랙번의 이우드파크에서 열린 2010-2011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블랙번과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20분 블랙번의 수비수 마틴 올손에게 내준 선제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졌다.

볼턴의 오언 코일 감독은 0-1로 뒤지던 후반 15분 브라질계 스페인 출신 호드리고 모레노 대신 오른쪽 미드필더로 이청용을 교체 투입해 반격을 노렸지만 승부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이청용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30분 동안 중원과 오른쪽 측면을 누비며 공격을 이끄는가 하면 빠른 수비 전환으로 상대 속공을 차단하며 활약했으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이날 패배로 볼턴(12승10무13패)은 여전히 리그 8위에 머물렀다.

FA컵 우승이 물거품이 된 볼턴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 획득을 이번 시즌 마지막 목표로 내걸었지만 여의치 않게 됐다.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에 나가려면 최소 6위에 올라야 한다.

현재 6위 리버풀은 한 경기를 더 치른 볼턴에 승점 6점 차로 앞서 있다.

볼턴은 촘촘하게 장악한 블랙번의 허리진에 묶여 중원싸움에서부터 밀린 데다 공격진의 호흡이 맞지 않아 시종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비수들은 황급히 공을 걷어내기에 바빴고, 대니얼 스터리지가 부상으로 빠진 공격진영은 속공도 활발히 펼치지 못했다.

주장 케빈 데이비스, 요한 엘만더가 최전방을 누볐지만 잦은 패스 실책호흡이 맞지 않을뿐더러 배수진을 친 수비벽에 막혀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오른쪽 날개로 뛴 모레노는 잦은 실축으로 팀의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반면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4경기 만에 그라운드에 오른 블랙번의 최전방 공격수 스티븐 은존지는 줄곧 볼턴의 골문을 위협해 공격의 숨통을 틔웠다.

공격의 물꼬를 튼 블랙번은 재차 볼턴의 골문을 두드린 끝에 전반 20분 수비수 마틴 올손이 터트린 선제골을 잘 지켜 승리를 낚았다.

전반 초반부터 홈팀 블랙번의 맹공에 시달리던 볼턴은 전반 14분 상대의 강력한 슈팅이 수비수 폴 로빈슨의 뒷머리를 맞는 바람에 다행히 실점 위기를 넘겼다.

4분 뒤엔 오히려 볼턴이 선제골 기회를 잡았다.

뒤에서 넘어온 공이 골문 앞에서 엘만더와 경합하던 수비수 머리를 맞고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흐르자 모레노가 달려들며 왼발 슛으로 연결했으나 공은 골대를 맞고 허공으로 향했다.

득점 기회를 놓친 볼턴은 전반 중반부터는 블랙번의 압도적인 분위기에 기를 펴지 못했다.

블랙번의 왼쪽 수비수인 올손은 볼턴이 비워놓은 중원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고 결국 볼턴에 비수를 꽂았다.

전반 20분 볼턴의 골문 앞으로 공을 몰고 들어오던 올손은 반 박자 빠른 타이밍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올손의 왼발에 강하게 맞은 공은 그대로 볼턴의 왼쪽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주전 골키퍼 유시 야스켈라이넨 대신 선발 출전한 아담 보그단이 힘껏 오른팔을 뻗었지만 소용없었다.

올손은 2분 뒤에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볼턴을 위협해 볼턴의 기선을 확실히 제압했다.

경기 내내 볼 점유율에서 블랙번에 밀린 볼턴은 후반에 들어서도 이렇다 할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후반 36분엔 마메 디우프에게 골문 앞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해 하마터면 추가골을 내줄 뻔했다.

중앙 공격에 어려움을 겪던 볼턴은 후반 38분 마르틴 페트로프가 왼쪽 측면에서 시원한 중거리 슈팅으로 반격을 노렸지만, 공은 골문 밖으로 벗어났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