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3개월 만의 복귀전에 나서는 '피겨 여왕' 김연아(21·고려대)의 '금빛 연기'를 예감케 하는 요소 중 하나로 새 코치 피터 오피가드(52·미국)와의 호흡을 빼놓을 수 없다.

김연아는 지난해 10월 영입한 오피가드 코치와 처음으로 실전에 나서지만, 훈련 분위기는 처음이라는 어색함보다는 마치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단짝처럼 보인다.

예전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캐나다)가 팬들이 붙인 '아빠 미소'라는 별칭처럼 푸근한 분위기로 김연아가 편하게 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면, 오피가드 코치는 조금 더 열정적으로 김연아를 지도하는 모습이다.

한국에서 훈련할 때도 직접 스케이트를 타고 링크에 들어와 김연아의 연기를 더 가까이서 지켜봤고, 현지 훈련에서도 필요한 부분에 집중적으로 관여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28일 치른 막바지 훈련에서도 오피가드 코치는 연습 초반에는 한 발 떨어져서 김연아의 연습을 바라보며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프리스케이팅 '오마주 투 코리아'를 시연하면서 김연아가 트리플 살코에서 한 차례 점프 실수를 하자 '집중 지도'가 시작됐다.

김연아가 코치석으로 다가오자 오피가드 코치는 직접 몸을 비틀어 가며 점프 자세를 자세히 설명했고, 고개를 끄덕인 김연아는 몇 차례 더 시도한 끝에 완벽한 점프에 성공했다.

오피가드 코치는 "프로그램에서 강렬한 느낌의 중간 부분에 집중할 때도 있고 더 향상시켜야 할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기도 한다"고 자신의 지도 방식을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딱딱하게 필요한 부분만을 지도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지난 22일 출국 인터뷰에서 김연아와 몇 차례 귀엣말을 나눈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런 스스럼이 없어 보인다.

김연아는 28일 훈련 중간에 오피가드 코치와 대화할 때 큰 웃음을 터뜨리는 등 마음을 열고 대화했다.

김연아는 대회를 앞두고 "오피가드 코치는 자신감을 북돋우고 조언을 아끼지 않지만 강하게 지도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6개월 만에 '환상의 호흡'을 되찾은 김연아가 '키스 앤드 크라이 존'에서 오피가드 코치와 '금빛 포옹'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