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연기금 주주권 행사에 대해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재계나 경제단체의 반응과는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어떤 뜻이 내포돼 있는지 어예진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오늘 오전 서초동 사옥에 출근하며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해 "별로 신경 안쓴다", "공개적으로 행사하는 것은 오히려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6일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장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입장을 내놓은 것입니다. 전경련 등 경제단체가 '연기금 사회주의'라는 용어까지 쓰며 반대하는 것과는 배치되는 발언입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이번 발언을 두 가지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먼저 주주권을 통한 정부의 대기업 통제를 어느 정도 수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행사하는 것" 즉, 연기금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압박 수단이 되는 것은 안된다는 뜻도 내포됐다는 해석입니다. "별로 신경 안쓴다"는 말도 이미 과거에 정권에서 많이 언급된 내용인 만큼 특별히 새로울 게 없다는 반응입니다. 무엇보다 연기금이 견제한다고 해서 삼성의 경영권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이건희 회장의 자신감 표출이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곽승준 위원장과 이건희 회장의 발언이 재계에 이슈로 떠오르는 까닭은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기업의 지분이 왠만한 회장들 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삼성전자에 지분 5%를 보유해 3.38%인 이건희 회장 지분보다 높습니다. 현대자동차, 포스코, LG화학, SK이노베이션 역시 국민연금의 지분이 5~6%에 이릅니다. 이런 까닭에 연기금이 기업보다 공적인 이익을 위한 압력을 행사할까 우려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건희 회장이 재계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감안할 때 이번 연기금 주주권 행사에 대한 입장 표명으로 향후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WOW-TV NEWS 어예진입니다. 어예진기자 yjauh@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