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인 민노당 김선동 후보가 당선되기까지 지역정치인들 간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광주·전남 정치사에서 미증유의 야권연대를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가열된 가운데 결과적으로 유권자들이 야권연대 후보를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시켜 야권연대를 지지한 정치인은 명분은 얻은 반면, 민주당의 무공천을 반대한 정치인들은 결과적으로 '공허한 메아리'가 돼 버렸다는 평가다.

보궐선거 출마를 검토했다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야권 단일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무소속 노관규 순천시장은 손학규 대표의 야권 단일후보론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민주당 입당 등을 검토하며 정치지형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 총선 출마를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노 시장은 야권연대 후보이자 현역 국회의원인 김선동 후보와 경쟁해야 하는 부담도 안게 됐다.

무소속 조순용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논란을 일으켰던 박지원 원내대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친분을 생각하면 공동유세 참석이 위선으로 느껴지고, 야권연대의 진정성과 대의를 생각하면 참석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고민이다"고 밝히고 막판 선거유세에서 김선동 후보의 지지를 당부했다.

'야권연대'(연합공천)를 반대하며 민주당 공천을 주장했던 박준영 전남도지사와 민주당 소속 도의원 및 시의원들은 야권 단일후보가 당선되면서 다소 맥이 빠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박 지사는 지난 2월 기자간담회를 자청해서 "민주당에서 연합공천하고 순천을 양보하자는 얘기가 있는데 이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도민과 순천시민이 민주당을 지지한 이유는 민주당의 가치를 인정했기 때문인데 당에서 후보를 안 내면 도민들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 성향으로서 무소속 후보로 출마한 조순용, 구희승 후보는 선거 패배로 상처를 입었으나 무소속 후보들의 난립에 따른 표분산으로 다소 안타깝다는 반응도 있고, 인물론 면에서 재기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다.

조순용 후보는 낙선의 변을 통해 "야권연대가 필요하다는 순천시민의 높은 정치 의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시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받아들여 내년 대선에서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당 중심의 정권교체를 이룩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구희승 후보는 "큰 사랑과 지지에 행복했다"며 "더 가까이 함께 하겠다"고 재기 의지를 밝혔다.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