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證 `흙속 진주株' 담은 `스몰캡 대동여지도' 발간
전체 절반이 서울에 본사…경기ㆍ부산ㆍ인천ㆍ대구 순

대형주에 묻혀 아직 빛을 보지 못했지만, 대약진을 준비 중인 중소형주를 발굴하려고 증권맨들이 전국 구석구석을 누빈 땀방울이 결실을 거뒀다.

대형주 위주의 장세 탓에 그동안 관심권 밖에 있었지만, 대형주의 주가 부담이 생긴 요즘 흙속의 진주처럼 귀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스몰캡(시가총액이 작은 중소형주)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성과물이 나온 것이다.
동양종금증권이 26일 공개한 402쪽 분량의 `스몰캡 대동여지도'에는 지역별 유망 상장사들이 잘 나타나 있다.

이 자료에는 지난달 파트에서 팀으로 승격된 스몰캡팀 5명의 발품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1박2일 지방 출장을 쉼 없이 강행군한 이들은 한 달 넘게 전국을 돌며 기업을 찾아다닌 끝에 상장사 대동여지도를 그릴 수 있었다.
이들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시가총액 1천억~1조원 사이 509개 업체의 본사를 모두 파악해 지역별 분포도를 그렸다.

이들 상장사의 절반 수준인 251개는 서울에 있다. 이들 업체의 평균 매출액은 4천472억원으로 17개 권역 중 가장 높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일부 적자기업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았다.

부산에는 22개로 전체의 4%만 있었지만, 부산 진해 경제자유구역으로 설정된 서부 지역에 있는 중공업 업체가 많아 평균 시가총액이 3천297억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컸다.

이어 대구 16개, 인천 17개, 광주 4개, 대전 10개, 울산 11개, 경기 100개, 강원 3개 등의 분포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동쪽에 중공업이, 서쪽에는 경공업이 많은 서경동중(東輕西重) 구도가 나타났다.

스몰캡팀은 전체를 훑고서 85개 유망기업을 분석대상으로 정했다. 이들 종목은 앞으로도 실적, 주가 등을 분석해 보고서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동양종금증권 최현재 스몰캡팀장은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지만 오르는 종목만 올라 투자자 만족도는 크지 못하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을 고려할 때 부담스런 대형주 대신 신선한 중소형주가 관심을 받는 시기가 올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 중소형주에나 `묻지마 투자'를 할 수는 없다. 중소형주의 짜릿한 손맛을 느끼게 하겠다"며 지도 작성 배경을 설명했다.

스몰캡팀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주로 테크노세미켐, 케이씨텍, 전자부품ㆍ휴대전화 관련주로 고영, 일진디스플레이, 철강주로 포스코강판, 화학주로 화인텍, 자동차부품주로 동양기전, 기계주로 성진지오텍, 헬스케어주로 바이오랜드, 음식료주로 사조해표 등 10개 종목을 추천했다.

다른 증권사 스몰캡팀들의 활약도 만만찮다.

6명으로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로 보강한 우리투자증권 스몰 몬스터팀은 올해 초 325쪽 분량의 `2020년을 향해 달리는 대한민국'이라는 보고서를 내고서 최근 HRS, 동양기전, 나노신소재 등의 업데이트 자료를 내고 있다. 이 팀도 발로 뛰는 리서치를 목표로 전국을 누비고 있다.

현대증권은 1명을 충원해 4명으로 팀원을 확충해 활동하고, 미래에셋증권은 'Inside Cocoon' 코너를 만들어 고치를 깨고 나와 나비가 될 성장성과 수익성을 보유한 중소형 우량기업을 소개하고 있다.
스몰캡팀은 2007년 주식시장 활황 때 각 증권사에서 경쟁적으로 생겨났다가 주식시장이 침체에 빠지자 대거 없어졌고, 이번에 다시 제2의 활황기를 맞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기자 = 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