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계가 당국의 자동차 연료효율 및 배기가스 오염물질 방출 목표치를 기름값에 연계해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름값이 비쌀 때는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기름 소비가 적고 오염물질 방출도 적은 자동차를 선택하지만 기름값이 떨어지면 다시 큰 차를 선호하게 되기 때문에 당국의 기준을 기름값에 연동시켜 소형차를 소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 자동차 제조업연맹은 당국이 휘발유 가격과 여타 시장 요인들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기름값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연료효율 및 배기가스 기준을 조정해줄 것을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현재 백악관은 환경단체들로부터 자동차 연료효율 기준을 대폭 상향조정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갤런당 평균 22.5마일 주행해야 한다는 기준을 2025년까지 갤런당 62마일로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특히 휘발유 가격이 높아야 자동차 소비자들이 친환경적이고 연료효율이 높은 자동차를 선택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앞으로 이런 자동차를 개발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수년동안 휘발유 가격은 자동차 소비행태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2008년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었을 때에는 소형차 판매가 기름을 많이 먹는 트럭이나 SUV 판매량을 추월했지만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자 추세는 다시 역전됐다.

현재 미국내 일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갤런당 3.844달러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런 가격 수준으로는 100% 전기로 구동하는 자동차 등 첨단기술의 자동차 시장이 열리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한다.

제너럴 모터스(GM)의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의 소비자 판매가격은 4만1천 달러로 비슷한 크기의 휘발유 자동차인 시보레 말리부와 비교할 때 거의 두 배나 된다.

자동차 판매량을 집계하는 오토데이터사에 따르면 미국 소형차 시장에서 휘발유와 전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1분기 판매량은 2.5%에 그쳤다.

자동자 제조업체들은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하지 않으면 업체들은 팔리지도 않을 고효율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어야 할 처지라고 하소연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78%가 전기자동차를 살 것을 고려하는 정도가 되려면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달러가 되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sat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