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인근의 한 식당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던 나치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 생일 축하 파티가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남성이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연막탄 폭발로 인해 외부에 공개됐다.

19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밤 시카고 남서부 교외 리욘 시의 'P.J.클렘스 레스토랑 앤드 뱅큇'에서 20일로 122번째를 맞은 히틀러 생일 기념 파티가 열렸다.

60여 명이 참석한 이 파티는 백인우월주의단체 '아메리카 퍼스트 커미티(AFC)'가 주최한 것으로 밝혀졌다.

AFC 아트 존스 회장은 "히틀러의 생일을 축하하고 동시에 1861년 4월 12일 발발한 미국 남북전쟁을 상기하기 위해 파티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파티가 열린 연회장 안은 나치 문양이 새겨진 현수막으로 꾸며져 있었고 파티 테이블 위에는 '해피 버스데이 아돌프 히틀러', '(노예제도 유지를 주장했던) 남부가 옳았다.

백인들은 투쟁하라)'는 문구로 장식된 2개의 케이크가 놓여 있었다.

리욘 경찰은 "연회장에서 이 같은 파티가 열리고 있을 때 등에 가방을 멘 한 남성이 식당으로 들어와 샌드위치를 주문해놓고 화장실로 들어갔으며 이어 화장실 안에서 연막탄이 폭발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식당 안 손님들이 모두 황급히 건물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AFC의 히틀러 생일 파티 현장도 공개됐다.

식당 매니저는 "연회장 예약을 받을 당시 정확한 용도를 확인하지 않았다"며 "히틀러 생일 기념 파티가 열리는 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그룹(AFC)이 수년째 4월 이즈음 연회장을 임대해 사용해 왔으나 그들은 한 번도 연회장 밖에서 나치주의자 티를 낸 일이 없었고 평화로운 모임을 가졌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연막탄 공격 용의자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남성을 추적 중"이라면서 "그러나 용의자에 대한 목격자 진술이 매우 모호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연막탄 폭발로 인한 부상자 발생이나 건물 손상은 없었다.

그러나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식당 내부의 사람들을 모두 대피시켰고 일리노이 주 쿡카운티 보안국의 폭발물 처리반 요원들이 수색을 마칠 때까지 건물을 일시 폐쇄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chicagor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