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외손, 美서 30년동안 탈세범 잡아
빅터 송 미국 국세청(IRS) 범칙수사국장(53 · 사진)은 12일(현지시간) "국경을 초월한 역외탈세범들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국가 세무당국 간 공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국장은 이날 미 한국상공회의소(KOCHAM) 주최로 뉴저지 티넥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주축으로 한 54개국 국세청 대표들이 최근 노르웨이에서 만나 불법 자금 흐름과 탈세를 막기 위해 긴밀히 협조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국가 간 범칙조사협정을 맺으면 수월하게 공동조사에 들어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세무 당국 간 원활하게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는 게 송 국장의 설명이다. 한국은 미국과 가장 최근에 이 협정을 맺은 국가다.

한국 교포 3세로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는 연방법 집행기관 최고위직에 오른 송 국장은 "세금을 고의로 탈세하려는 사람들에게는 강력한 법집행을 통해 억제 효과를 거두는 게 범칙수사국의 주 업무"라고 소개했다. 특별 수사관들이 다양한 유형의 탈세 사건을 성역 없이 수사함으로써 사회의 공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세무당국은 납세자들이 세금보고를 편리하게 하고 공평하게 세금을 내도록 유도해야 하지만 불법적인 탈세범들에게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할 수 있는 수사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국장은 1981년 이후 30년째 국세청 범칙수사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업무 능력을 인정 받아 지난해 1월 범칙수사국 수장에 올랐다. 외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로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받은 정두옥 옹이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