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옵션만기일(14일)을 앞고 프로그램 매물 경계령이 내려진 가운데 삼부토건 악재까지 겹치며 국내 증시에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됐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급 격상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에 미국 어닝시즌 초반 성적에 대한 실망감이 더해지면서 글로벌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외국인들은 코스피200지수 선물 야간거래시장에서 순매도 규모를 키우며 하락세를 이끌었다.이에 따라 국내 증시 조정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2일 코스피지수는 32.99포인트(1.55%) 하락한 2089.40으로 거래를 마쳤다.코스피지수가 2100선 아래로 밀려나기는 지난달 30일(2091.38) 이후 9일 만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선물을 모두 팔며 조정을 부추겼다.외국인은 2237억원 어치를 순매도해 지난달 15일 이후 20일만에 ‘팔자’로 돌아섰다.선물시장에서도 3800억원 가량을 내다팔았다.조정우려를 반영해 선물 가격이 떨어지면서 프로그램으로는 차익(2395억원)과 비차익(2819억원)을 합해 모두 5215억원의 매물이 쏟아졌다.

외국인들은 13일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계 코스피200 선물 글로벌 야간거래에서도 436계약을 순매도했다.이에 따라 지수선물은 1.40% 하락한 275.75로 마감했다.

수급이 꼬인 상황에서 삼부토건의 회생절차개시(법정관리) 신청이라는 돌발 악재까지 겹친 상황이다.국내 건설면허 1호 기업인 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건설주들은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삼부토건은 가격제한폭인 2200원(14.72%) 하락한 1만2750원에 장을 마쳤다.2008년 11월6일 이후 2년5개월만의 하한가다.삼부토건과 함께 서울 강남 헌인마을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이 ‘물린’ 동양건설도 삼부토건을 따라 하한가로 떨어졌다.

경남기업(-10.18%)과 중앙건설(-8.42%)이 급락했고 신한 대림산업 벽산건설 고려개발 태영건설 등도 4% 넘게 내렸다.건설업종지수는 3.50% 급락,218.95로 주저앉았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조정이 지속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이에 따라 포트폴리오 상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진여파로 2분기 일본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일본 경기둔화에 따른 물동량 감소 등은 글로벌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조만간 발표될 예정인 각종 거시경제 지표를 확인한 뒤 투자시점을 잡을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있다.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15일 발표될 예정인 미국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날 경우 글로벌 증시 반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