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진출..현지 은행 M&A 추진
"우리금융 외국계자본에 넘길 수 없다"

이순우(61) 우리은행장은 10일 최근 LIG그룹 등 일부 대기업들의 부실 계열사 `꼬리자리기'에 대해 "앞으로는 대출과 구조조정 심사에서 모든 은행들이 원칙대로 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이제는 제2의 포스코와 삼성전자는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은행들은 그룹 브랜드를 보고 계열사에 대출을 해줬지만 앞으로는 우리뿐 아니라 전 은행권에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기업 구조조정도 마찬가지"라며 "과거에는 그룹이 `계열사들도 지원하겠다, 책임지겠다'고 해서 잘 봐줬지만 이제는 그렇게 할 수 없다"며 "원칙대로 심사해 어려운 그룹 계열사가 있다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의 이러한 언급은 대기업들의 부실계열사 꼬리자르기를 계기로, 과거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대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특혜성.우대성 대출이 앞으로는 사라질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 행장은 그러나 "우리은행은 메이저은행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면서 강점인 기업금융을 잘할 것"이라며 "전 직원들이 영업 마인드로 무장된 강력한 영업조직을 만들어 우수한 영업력을 갖춘 직원을 우대해주고 승진 등에서 다양한 인센티브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내에서는 돈 굴릴 데가 마땅치 않은데다 경쟁이 심해 해외로 나가야 한다"며 "인도네시아와 중국, 러시아, 인도 등에 나가 현지 은행을 인수.합병(M&A)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우선 올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점과 호주 시드니 지점 등을 신설하고 인도 첸나이 사무소를 지점으로, 브라질 상파울로사무소를 법인으로 각각 전환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 지원에 대해서는 "37개 주채무계열 가운데 15개 그룹의 주채권은행을 우리은행이 맡고 있어 외국자본에 우리금융을 넘길 수는 없다"며 "공적자금 회수와 기업금융의 유일한 은행으로서의 역할 등을 고려해 민영화를 추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취임 초기에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정리할 것이며 사업장별로 특별 관리해 올해 모두 떨어내겠다"면서도 "하지만 PF 대출이 수익성이 나는 중요한 분야인 만큼 (부실정리 이후에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5천억∼1조6천억원을 목표로 잡았으며, 대출받기 어려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미소금융 등 서민금융도 대폭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 행장은 경주 출신으로 대구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나와 1977년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상업은행 홍보실장, 우리은행 기업금융단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거쳐 2008년부터 수석 부행장을 맡아오다 지난달 24일 우리은행장에 취임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