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를 통해 분청사기가 현대 예술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줄 것입니다. "

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66)은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열린 조선시대 분청사기 전시회 개막 행사에서 "분청사기는 한국 도자기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 예술의 진수를 느끼기 바란다"고 말했다.

33개월 만에 리움 관장에 복귀한 뒤, 첫 해외 행사에 참여한 홍 관장은 참석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분청사기의 예술적 가치 등을 소개했다. 대부분 미국에서 처음 공개되는 리움 소장 분청사기들이 한국의 미를 세계에 전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 관장은 특히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토머스 캠벨 메트로폴리탄미술관 관장과 한국 미술 담당 큐레이터인 이소영 씨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분청사기는 바탕 흙에 백토를 입힌 뒤 다양한 기법으로 장식한 조선시대 전기의 대표적인 도자기로,투박하면서도 자유분방한 장식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오는 8월1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리움이 소장하고 있는 보물 787호(분청사기철화어문도) 및 국보급 6점 등 총 79점이 전시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홍라영 리움 부관장은 "분청사기와 함께 (에도 시대)일본 도자기를 전시함으로써 조선시대 분청사기가 일본 도자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느끼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현대 자기를 함께 전시함으로써 400년 동안 단절된 분청사기 도공들의 예술혼이 현대에 부활했는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런던 대영박물관,파리 루브르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명소다.

이날 행사장에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딸 첼시와 그녀의 남편 마크 메즈빈스키가 함께 참석해 전시 작품을 둘러봤다. 첼시는 2년 6개월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리움미술관 안내로 한국 문화 체험을 한 인연으로 이번 행사에 왔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