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boil the ocean! 말 그대로 바닷물을 전부 끓일 필요는 없다. 라면 하나 끓여 먹는 데 많은 물이 필요 없듯이 논점을 분석할 때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논점과 그렇지 않은 논점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

《답은 밖에 있다》의 저자는 문제 해결의 고수인 추리소설 속 탐정들의 뒤를 밟으며 그들의 논리적 사고를 '한땀 한땀' 뜯어본다. '추리소설 해부학'이라고나 할까. 저자는 소설을 읽다 보면 무릎을 탁 치게 하는 탐정들의 문제 해결 과정에 13가지 생각법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추리의 기초가 되는 관찰력부터 과거의 지식을 배제한 채 '0'에서 시작하는 제로 베이스 사고,귀납 · 연역법,거짓에서조차 참을 이끌어내는 오류 분석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태평양 전체를 끓이지 말라는 '로직트리'와 매킨지 컨설팅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MECE(Mutually Exclusive and Collectively Exhaustive)',즉 겹치는 것도 빠지는 것도 없이 촘촘하게 분석하는 것은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마케팅의 기본이라는 '스왓(SWOT)' 분석법도 그 연장선에 있다.

탐정 같은 생각법이 만들어낸 혁신 제품들도 있다. 지난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블로그에 소개하면서 화제가 되었던 '날개 없는 선풍기'.이는 "선풍기는 날개가 있어야 한다"는 경험칙을 제로 베이스에서 의심한 영국의 진공청소기 업체 다이슨의 작품이었다. 3M의 '포스트잇' 또한 잘 떨어지는 접착제를 불평하는 동료의 한마디를 놓치지 않은 아서 프라이 박사의 관찰력과 직관적 사고의 산물이었다.

"안개가 잔뜩 낀 음산한 아침,홈즈의 사무실.난로 위에는 주전자가 끓고 커피향이 퍼지는 순간 급하게 전화벨이 울린다"로 시작하던 추리소설,오늘 다시 한번 책장에서 꺼내 보는 건 어떨까. 저자는 그 속에 '논리적 사고의 답'이 있다고 말한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