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식을 사는 중국 투자자금의 95% 이상이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CIC는 올들어 매수규모를 3배로 확대해 월 2000억원 넘게 한국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여기에 싱가포르 국부펀드가 가세하는 등 아시아 국부펀드들의 '바이 코리아' 바람이 불고 있다.

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는 매달 2000억원 넘게 한국주식을 사들여,올들어 총 6830억어치를 순매수했다. 매수 규모는 1월 2580억원,2월 2130억원,3월 2120억원으로 월평균 239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매수액 797억원의 3배에 달하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국 국부펀드가 1~2년 전부터 입질을 시작하더니 올들어 매수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또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중국자금의 95% 이상이 CIC의 돈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의 경우 CIC가 매수한 6830억원은 전체 중국 순매수액 7184억원의 95.1%에 달한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작년 한해 중국자금은 979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고 이 중 9653억원이 CIC 자금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중국 자금은 안정된 흐름을 보이며 꾸준히 매수하고 있어 긍정적"이라면서도 "영향력을 커지고 있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싱기포르 국부펀드들도 최근 한국 증시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올 1월만 해도 1172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2월 3400억원 순매수로 전환한 뒤,3월엔 6995억원으로 매수 규모를 크게 키웠다. 외국인 중 미국 투자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매수세다.

국부펀드는 장기 투자자금이라 긍정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동 유럽 일본발 대외리스크가 많이 진정된데다 한국기업들의 이익이 급증한 점이 아시아 국부펀드들의 바이코리아 바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부펀드들은 꾸준하게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며 "원화강세에 힘입어 한국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스팩 시장 동향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조인강 자본시장국장은 이날 업무브리핑을 통해 "최근 상장된 스팩 합병이 가시화되면서 미공개 정보이용 등 불공정거래가 우려된다"며 "집중적인 감시를 통해 구체적 혐의가 발견될 경우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결산시즌을 맞아 상장폐지 실시심사위원회의 운영과 심의내용을 적정성을 상시감시키로 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