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다시 한번 숨을 골랐다. 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2포인트(0.17%) 하락한 2126.71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인 2136.29까지 상승했으나 기관과 개인을 중심으로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상승세를 지키지 못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138억원어치를 사들여 16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날 일시 조정을 받았지만 상승기조는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을 들어 본격적인 조정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펀더멘털 뒷받침된 유동성 장세"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주가가 조정받을 수 있지만 하반기까지 지속적인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코스피지수 고점은 2270으로 현재보다 140포인트 이상 추가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의 연간 코스피지수 전망치는 2040~2450으로 국내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높다.

오 팀장은 "단기적으로 주가가 크게 올랐고 1분기 기업실적 증가율이 기대보다 낮아 4월 중 주가 흐름은 다소 부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경기 사이클이 정상화되면서 펀더멘털(경제기초여건)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는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일단락짓고 유동성 회수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일고 있지만 금리인상은 내년 1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2차 양적완화 이후 민간 부문에서도 서서히 자금이 돌면서 자생력을 갖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분기 증시의 특징을 '펀더멘털이 뒷받침된 유동성 장세'로 정리했다.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이머징(신흥국)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재개되고 있고,국내 인플레이션 우려가 2분기에 정점을 지나면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오 팀장은 "1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동안에는 재료 노출에 따른 주가 하락에 대비해 차익을 실현하되 이후에는 꾸준히 주식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구조적으로 성장 국면에 진입한 자동차 화학 정유업종을 1순위 투자대상으로 꼽았다. 추격매수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라면 원화강세의 수혜가 기대되는 은행 보험 등 내수주와 중국 관련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유가 · 원화강세 역풍 대비할 때"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신중론을 폈다. "과거가 아닌 미래로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시장참가자들의 시선이 긍정적인 시그널에 머물러 있지만,2분기에는 고유가와 원화강세의 역풍이 불어닥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윤 팀장은 "2분기 증시는 전강후약을 특징으로 코스피 지수가 2000~2200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윤 팀장은 이어 "외국인 매수세 등 현재 증시를 밀어올리는 요인이 사라지면 코스피지수 2000을 시험받는 강한 조정을 경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3월 한국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풀어 놓은 돈이 흘러들어 오며 메인 모멘텀으로 작용했다"며 "미국이 당장 금리를 올리지는 않겠지만 검토에 들어간 것 자체만으로도 국내 증시는 상승 모멘텀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유가와 원화강세란 악재가 부메랑이 돼 2분기 이후 기업실적은 물론 증시를 옥죌 것이란 게 윤 팀장의 시각이다. 그는 "고유가로 인한 비용부담,원화강세로 인한 부정적 영향들이 2분기 이후 기업실적 등의 측면에서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팀장은 지난해 말 이후 고수해온 '밀리면 사자'에서 '올라가면 줄인다'로 투자전략을 바꿀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FRB의 양적완화 효과와 경제회복 조합이 훈풍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승랠리의 열기 속에서 냉정을 유지해야 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2분기 투자유망종목으로는 하이닉스,롯데칠성,한미약품을 추천했다. 그는 "지난 3월 장을 주도한 자동차 화학 등은 1분기 실적이 마무리된 후 검증 기간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손성태/강지연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