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 이후 국내 증시의 강한 상승세를 이끈 외국인 매수 자금중 절반 이상이 단기성 자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일본 지진이 발생한 이후인 지난달 14일부터 31일까지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2조831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 가운데 58%가 외국계 투자은행(IB) 등 단기성향 투자자로 집계됐다. 이는 회전율 500% 초과, 조세회피지역에 적을 둔 투자자금을 집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회전율 500%는 2.5개월에 한번씩 거래가 일어나는 자금을 뜻한다.

조인강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일본 지진 이후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단기투자 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앞으로 주식시장에서 주요 수급 주체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도 향후 증시가 우상향할 것이나 단기적 자금의 흐름에 따라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계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일본 지진 이후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졌다"면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업종에 집중된 매수 주체의 자금이 단기 성향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4월 중순이 넘어가면 수급이 좋아질 개연성이 더 있다"면서 "3,4,5월에 도래하는 유럽 채권의 만기가 끝난 이후 유럽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커 수급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유입된 외국계 자금은 이머징 시장에서의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자금 유입으로 보고 있다"면서 "단기적 자금이 나가면서 주가의 변동성이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이들 자금이 한꺼번에 나가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